국제 은(銀) 시세가 온스당 17달러대를 회복하면서 은 DLS(파생결합증권) 투자자들이 한숨을 돌렸다. 은값 폭락에 따른 DLS 집단 환매 움직임이 줄었고, 신상품 문의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금, 은 등의 귀금속과 농산물 가격이 바닥을 지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7달러대 회복한 은값

한숨 나오던 銀 DLS, 한숨 돌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 가격은 전날보다 0.3% 오른 17달러15센트를 기록했다. 9일 5.33% 급등을 포함, 3거래일째 상승세가 이어졌다. 은 값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은선물(H)의 11일 종가도 4300원에 달했다. 지난 1일 최저가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16.05%에 이른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제 은 시세에 민감한 것은 은 값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S 때문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에만 1조9000억원어치가 팔렸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연 7~10%가량의 수익률 덕에 효자상품으로 불렸던 은 DLS는 미국 달러 강세, 글로벌 산업경기 둔화 등으로 은값이 온스당 15달러 선까지 폭락한 뒤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은 DLS는 최초 계약 시점보다 은값이 40~50%가량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이자를 주는 조건으로 발행되는데, 이 범위를 이탈하면 은 값 하락폭만큼 원금을 떼인다. 이번 은 폭락으로 손실을 본 DLS 원금 규모는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금, 농산물도 상승세

은과 함께 약세를 보였던 금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6일 온스당 1142달러30센트였던 국제 금시세가 10일엔 1228달러90센트까지 상승했다. 농산물 시세도 옥수수 밀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는 분위기다. 주요 농산물의 가격을 함께 반영하는 TIGER농산물선물(H)의 가격은 10월 초 6700원에서 11일 현재 7550원까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귀금속 가격의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금은 1100달러, 은은 15달러 이하로 떨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산물 가격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농산물 값 급락으로 손해를 본 미국과 유럽의 농부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어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