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쿠팡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에서 투자금 3억달러(약 3322억원)를 유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큰손으로 불리는 투자회사 세쿼이아캐피털에서 1억달러 투자를 받은 후 7개월 만에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블랙록이 주도했고 웰링턴과 기존 주주인 그린옥스, 로즈파크 등이 일부 참여했다.

블랙록은 쿠팡이 세계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쿠팡의 기업가치를 25억달러(약 2조7500억원)가량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7개월 전 10억달러에 비해 약 2.5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제이 팍 블랙록 파트너는 “한국 e커머스 시장은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쿠팡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모바일 쇼핑과 ‘당일 배송’ 시스템 등은 글로벌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거래액(소비자 구매액 합계)은 2010년 60억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올 들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거래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어서는 등 모바일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한해 기저귀 등 유아용품과 물티슈 등은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활용해 당일 배송하고 있다.

쿠팡은 이번 투자금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2억달러를 활용해 모바일 기술 개발과 배송 시스템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사진)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중국 상하이 등에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를 추가로 짓고 국내외 개발 인력 채용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IPO를 위한 중간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블랙록이 최근 IPO를 앞둔 기업들에 투자를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우선”이라며 “IPO는 적절한 때가 오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