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수혜주로 분류되는 기업들도 덩치에 따라 주가 오름폭이 큰 차이를 보이거나 아예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대형 항공사 주가가 ‘뛸 때’ 저비용 항공사는 ‘날았고’, 대형 해운사는 ‘울었지만’ 소형 해운사는 ‘웃었다’. 유가 하락 못지않게 향후 성장 여력 차이에 주가가 반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하락 수혜…대형사보다 더 높이 난 저비용 항공사
유가가 본격 내림세를 탄 최근 3개월간 대한항공은 31.93%, 아시아나항공은 35.77% 상승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홀딩스는 86.64% 급등했다. 티웨이홀딩스는 저비용 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 지분 81.02%를 보유하고 있다.

유류비가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다. 항공유 가격은 지난해 평균 배럴당 123달러에서 올해 11월까지 평균 116달러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은 대형 항공사나 LCC나 마찬가지이지만 앞으로 유가 하락이 둔화되고 성수기가 끝날 경우 LCC의 성장 여력이 더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LCC는 항공기를 단일 기종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과 부채비율이 낮고 성장성도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해운업종에서는 최근 3개월간 현대상선은 16.9% 떨어졌고 한진해운은 0.51% 상승에 그쳤다. 연료로 선박용 벙커씨유를 쓰지만 주가엔 유가 하락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세계 대형 해운사들과의 운임 인하 경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기준으로 두 해운사 매출규모의 10분의 1도 안 되는 흥아해운은 같은 기간 37.31% 상승했다. 흥아해운은 동북아 지역에서 소형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근거리 운송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형 해운사들이 소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운임이 반등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