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과 부동산 등을 10억원어치 이상 갖고 있는 신한은행 계좌 보유 자산가들은 주택보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매입에 더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주택도 주로 실거주나 임대수익, 증여를 목적으로 매입할 것이란 응답이 많았다. 주택을 단순 시세차익 대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가 정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실시한 자산가 44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다.
10억이상 자산가 "재건축 대신 상가·오피스텔 투자할 것"
○수익형 부동산 인기

내년 집값이 현재 수준(보합)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36.7%로 가장 많았다. 상승 전망은 34.7%, 하락은 28.6%였다. 집값이 크게 오르지도 않겠지만 더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주택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권(45.4%)이 1순위로 꼽혔다. 서울 한강변(22.9%), 세종시와 혁신도시(16.3%) 등이 뒤를 이었다.

전용 84㎡ 주택형에 대한 선호는 가족 구성원 수에 관계없이 뚜렷했다. 추가 구입할 때 선호하는 전용면적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절반을 넘는 55%가 84㎡를 선택했다. 그 다음이 전용 60㎡(20%), 전용 110㎡(14%) 순이었다. 3인 이하 가구에서도 55%가 전용 84㎡를 선호했다. 그 뒤를 60㎡(25%)와 110㎡(13%)가 이었다. 김능수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팀장은 “분양시장에서 전용 60㎡가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중산층의 대다수는 84㎡ 정도에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작은 집으로 갈아타거나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은퇴 이후 주거 형태에 대해 기존 집을 처분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56%나 됐다. 작은 집으로 갈아탄다는 의견은 29.3%였다. 전원생활을 하거나 귀농·귀촌하겠다는 이는 각각 11.3%와 3.4%에 그쳤다.

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편의시설과 지인들이 많은 도시지역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월세 수익이 나오는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내년 상반기 투자 유망 상품을 묻는 질문에 상가를 꼽은 자산가가 27.4%로 가장 많았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주택을 선택한 이는 20.2%였다. 토지(16.3%)와 일반주택(15.9%)이 뒤를 이었다. 재개발·재건축은 가장 적은 8.4%에 그쳤다.

재건축 연한을 완화한 9·1 부동산 대책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응답이 35.1%로 가장 많았다.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22.9%였다.

○“전세가율 80% 육박할 것”

자산가들은 내년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69%가 전세가격 상승을 점쳤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현재 전국 평균 70% 선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수년 내 80%에 이를 것(61.7%)이란 전망이 많았다. 임 팀장은 “내년 서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40% 줄어드는 데다 강남권에서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50.6%)이 약간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응답은 20.4%였다. 매매시장을 약간 위축시킬 것이란 응답도 12.2% 나왔다.

전세는 월세로 지속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73.9%가 월세시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