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농협과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들의 가계대출을 조이기로 했다. 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 완화 정책의 ‘큰 틀’엔 손을 대지 않는 대신, 상호금융권에 대한 대출 억제를 통해 전체 가계 빚의 ‘질’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상호금융 대출 조여 가계빚 質 개선"
정부는 10일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상호금융 관계기관 합동으로 ‘제4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가계부채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늘어나고 있는 상호금융권의 상가·토지담보 대출에 대해선 구체적인 LTV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지역별·담보종류별로 경매낙찰가율 등을 감안해 한도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은 통상 상가·토지대출을 기업대출로 분류해 40% 정도의 LTV를 적용하지만, 상호금융사들은 내규를 통해 최대 80%까지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와 원금을 일정하게 갚는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상호금융권의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현재 2.5%에서 2017년 말까지 15%로 확대하도록 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에는 동일인 대출 한도를 도입, 적용하기로 했다. 농·수·신협 등과 마찬가지로 한 대출자에게 규정 이상의 돈을 빌려주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수신기반도 축소키로 했다. 상호금융에 적용되는 예탁금 비과세 혜택(최대 3000만원)을 2016년 5%, 2017년 이후 9% 등의 저율과세로 전환한 뒤 비과세 혜택을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가계대출을 조이고 나선 것은 ‘속도 조절’을 위해서다.

장창민/박종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