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혁신도시 '부실시공'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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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좁고 옹벽 균열까지 기반시설 하자 '수두룩'
불량·미시공 등 63건 달해
준공 앞두고 안전 위협…중구의회, LH 강력 비난
불량·미시공 등 63건 달해
준공 앞두고 안전 위협…중구의회, LH 강력 비난

박씨는 11일 “혁신도시 중앙 도로를 따라 중부소방서 인근 직장으로 출퇴근하는데 1차선을 운전하다 보면 갑자기 중앙분리대가 튀어나와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들이받지 않으려면 핸들을 2차선으로 돌려서 마치 곡선구간을 통과하는 것처럼 운전해야 하고 행여나 2차선에 다른 차량이 있으면 부딪치지 않으려고 속도를 줄여야 할 판이라는 설명이다.
박씨는 “명품 도시를 표방하며 엄청난 돈을 들여 조성한 혁신도시 도로가 무성의하게 개설된 이유를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혁시도시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곳에 진입도로가 협소해 입주민의 민원이 제기됐고, 신한그린아파트 뒤 보강토 옹벽은 갈라짐 현상이 발견돼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완공을 눈앞에 둔 울산혁신도시 도로 곳곳이 부실시공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다.
울산시가 지난 7월 혁신도시 1단계 현장을 점검한 결과 이처럼 시공 불량과 미시공 등 63건의 부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대로 준공이 끝나고 LH가 관리권을 담당 지방자치단체인 울산시와 중구에 넘기면 이후 하자보수 비용은 지자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LH가 울산혁신도시 조성 수익으로 최대 3000여억원을 챙기면서 성실 시공에는 관심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시 중구의회는 준공 이후 발생할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20여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아 실사했다.
수많은 부실을 확인한 구의회는 국토교통부, 울산시, 중구가 부실공사에 대한 하자보증기간을 명시한 협약서를 체결할 것과 하자보증기금 마련, LH의 공개 사과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효상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은 “혁신도시의 부실 도로와 횡단보도 등 주민 생활과 관련한 불만이 지금도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LH는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며 “진전이 없으면 의원들이 모두 국회라도 찾아가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