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자동차 업체들 '2030세대' 타깃···소형차 카드 꺼낸다
[ 김정훈 기자 ] 새해 서른을 앞둔 직장인 이모 씨(여·29)는 생애 첫 차를 장만할 계획을 갖고 있다. 결혼을 하면 내 차를 갖기 어려울 것 같아 미혼 때 차를 소유하고 싶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그는 "QM3(르노삼성)나 2008(푸조) 같은 작은 차에 관심이 많지만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다" 면서 "2000만 원이 넘지 않는 국산 준중형이나 경차를 알아볼까 싶다"고 말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들이 2015년 새해를 앞두고 '2030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내집 대신 차를 소유하겠다는 젊은 남녀들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소형차급의 신모델 출시 계획을 내놨다.

국산차 시장에선 내년 3월께 경차 스파크가 6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나온다. 한국GM의 대표 차종인 스파크는 월 5000대 이상 팔리는 볼륨 카(많이 팔리는 차)로 특히 여성 운전자들이 많이 찾는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스파크의 여성 고객은 전체 40%(등록 기준)에 달했다" 며 "신형 스파크가 나오면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다음달 첫 선을 보이는 티볼리와 5년 만에 모델이 바뀌는 '풀 체인지' 아반떼도 2000만 원 이내에서 고를 수 있는 차들이다. 티볼리는 코란도C 아래급으로 소형차 구매 층을 타깃으로 한다. 경쟁 모델은 르노삼성 QM3. 현대차 아반떼는 국산 베스트셀링 차여서 내년 상반기 신차가 나오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업체들은 몸값 낮춘 소형차를 내세워 점유율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수입차 개인 신규등록 10만7029대 중 20~30대 구매 비중은 전체 40%에 달한다. 작년 동기간의 38%보다 소폭 증가했다.

최근 사전계약이 폭주한 푸조 2008은 젊은 이들의 수입차 선호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650만 원부터 시작되는 가격과 고효율 연비(17.4㎞/ℓ)에 일주일 간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몰렸다.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신차 출시 후 주문량이 늘어나자 프랑스 본사에 내년 물량으로 6000대를 신청했다.

유럽 고급차 업체들도 젊은 층 유입으로 새로운 소형 차급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우디코리아는 기아차 프라이드 크기(유럽지역 B세그먼트)의 엔트리 차량 'A1'을 갖고 온다. 이 차는 준중형 A3 아래급으로 폭스바겐 골프보다 작다. 1.6 TDI 모델의 유럽 판매 가격은 약 1만5000유로(2050만 원). 국내에선 2000만 원대 후반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BMW코리아는 소형 차급인 2시리즈를 처음 소개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신형 모델로 바꾼 3150만 원짜리 소형세단 제타를 내세워 30대 고객 늘리기에 나섰다.

벤츠는 소형차 A클래스 고성능 버전(A45 AMG)과 B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 한국법인 임원은 "내년에는 소형차급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