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항공기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서울 공항동의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로 출두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항공기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서울 공항동의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로 출두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이른바 ‘땅콩 리턴’ 파문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2일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으러 나온 자리에서 처음으로 직접 사과했다. 대한항공 사내 등기이사직과 그룹 계열사 대표직도 모두 내놓기로 했다.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의 램프리턴(이륙을 준비하던 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일)과 객실 사무장 하기(下機) 사건이 발생한 지 1주일 만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날 오후 2시55분께 검은색 코트를 입고 김포공항 인근의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 앞에 나와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작은 목소리로 “죄송하고 잘못했다”고 말했다. 고성과 욕설을 했는지 여부,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을 때 기장과 합의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또 해당 사무장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오후 1시30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조현아의 아비로서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90도로 머리를 숙였다. 또 “국토부와 검찰 조사 결과에 상관없이 조현아를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등기이사와 계열사 대표 등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의 향후 경영복귀에 대해선 “그런 생각 한 적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여객서비스지점에 수사관들을 보내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 전 부사장을 출국금지시켰다.

박창진 당시 사무장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고 사건 이후 회사 측이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