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셰프는 ‘랑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폭의 그림 같은 요리를 내놓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표현처럼 다양한 재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화려한 색감을 불어넣은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리로 ‘오색대하찜’을 꼽을 만하다. 대하 위에 까만 석이버섯, 노란 단호박, 빨간 파프리카, 하얀 치즈 등이 얹어져 마치 색동저고리를 입은 것 같다. “채소마다 색깔에 따라 빨간색은 폐, 녹색은 간, 흰색은 위, 검은색은 심장, 노란색은 비장에 좋다는 말이 있잖아요.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하는 요리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해드리면 외국인이 특히 좋아합니다.”
낫토, 마, 참치회 등을 버무린 뒤 김에 싸서 먹는 ‘참살이쌈’도 퓨전 한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초고추장 양념의 매콤한 맛에 낫토가 입안에서 툭툭 터지면서 독특한 식감을 낸다.
새송이버섯에 소고기를 말아 구워낸 ‘소고기초롱이’는 까만 기왓장 위에 올려져 나온다. 기왓장 아래 바카디 술을 부은 뒤 불을 붙이면 화려한 불쇼가 펼쳐진다. 이때 직원들은 “안 좋은 것을 모두 태워버리세요”라며 재치 있는 멘트를 건네기도 한다. 된장 양념이 어우러져 부드러우면서 감칠맛을 내는 ‘돼지맥적구이’와 생선살을 포를 떠 길게 말아 만든 ‘어만두’도 권할 만하다. 후식으로 나오는 셔벗도 단호박, 팥, 유자 등을 활용해 예쁜 색깔로 만들었다.
이 레스토랑은 대로변에 붙어 있고 지하철 청담역 출구와도 바로 맞닿아 있어 찾아가기 쉽다. 질그릇으로 장식한 벽면과 물이 졸졸 흐르는 바닥 등 현대적인 느낌의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낮에는 인근 지역 주부들의 식사 모임이나 비즈니스 미팅이 많고, 저녁에는 손님 중 20~30%가 외국인인 날도 있을 만큼 다양한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최대 36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룸을 갖췄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78 삼안빌딩 2층 (02)3446-2674
메뉴 코스 요리 2만5000~9만5000원, 일품 요리 3만2000~7만5000원
영업시간 점심: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저녁: 오후 5시30분~10시 글=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사진=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