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국제유가 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주 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8000선 고지를 돌파하는 등 연말 '상승 랠리' 분위기를 탄 것으로 관측됐지만 유가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 증시는 이번주에도 향후 금리인상의 시점을 가늠할 수 있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대기하고 있는 등 주목해야 할 이벤트들이 많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유가 급락에 따른 에너지, 정유주들이 약세를 타나내며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가 1.79%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62%와 1.16% 떨어졌다.

특히 다우지수는 이번주에만 3.8% 가량 급락해 2011년 9월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다우지수와 S&P500은 8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미국 증시도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있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내년에도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증시의 하락을 부추긴 요인이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석유 수요가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내년 글로벌 일일 평균 수요량 전망치를 지난달보다 23만배럴 하향 조정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글로벌 저성장이 국제유가 약세의 중요한 이유이고 이는 대부분의 국가들에 반가울 수는 없는 현상"이라며 "선진국 역시 유가 하락에 대한 1차 반응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라고 설명했다.

이번주에는 더 큰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오는 16~17일 열리는 미국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가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 올 12월 FOMC을 통해 금리 지침(가이던스)에서 '상당 기간'이란는 문구를 없앨 것으로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이 표현이 어떠한 형태로든 바뀐다면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에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요동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금융불안, 세계은행 등이 내놓은 내년 경제 저성장 전망 등에 따라 미국 Fed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완화하려는 신호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 결과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단기 악재에 그칠 수 있다"며 "출구전략의 속도가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