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로브스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나탈리 콜린의 이 설명처럼, 최근 들어 여러 개의 주얼리를 겹쳐서 착용하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 목에는 두 개 이상의 목걸이를 한꺼번에 걸고, 팔목에는 여러 팔찌를 둘둘 휘감아 화려함을 과시하는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반짝 유행’은 아닌 것 같다.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어렵지 않다. 우선 목걸이는 라운드 넥 모양의 제품 두 개를 함께 걸치면 무난하다. 먼저 딱딱하고 굵은 목걸이를 하나 걸고, 그 위에 펜던트가 달려 있는 길고 유연한 목걸이를 더하는 식이다. 아예 두 목걸이를 서로 꼬아서 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걸이를 두 개 착용할 때는 하나는 피부에, 나머지 하나는 옷 위에 놓이도록 하는 게 더 예뻐 보인다.
반지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가늘고 섬세한 얇은 반지가 유행인데, 여러 손가락에 동시에 끼우면 손이 밋밋하지 않고 세련돼 보이는 효과를 준다. 검지에는 칵테일 링을 끼워 포인트를 줘도 괜찮다. 귀걸이 역시 이어링과 이어 커프, 이어 클립, 이어 재킷 등을 두루 섞어 활용하면 ‘엣지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주얼리 겹쳐 끼기에 있어 단단하게 고정된 팔찌인 뱅글은 쓰임새가 매우 뛰어나다. 부드럽게 꺾어지는 유연한 팔찌에다 딱딱한 뱅글을 더하면 매력이 배가된다. 가느다란 팔찌를 손목 가까이에 두고, 큼직한 팔찌는 팔 위쪽에 배치하는 게 보기에 자연스럽다. 팔찌를 주렁주렁 찬 팔목이 너무 정신없고 산만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대칭을 이루게 하면 된다. 매끈한 실루엣을 가진 비슷한 팔찌를 양 손목에 각각 착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거울에 비친 듯한 시각적 효과를 주면서 절제된 느낌을 줄 수 있다.
시계를 팔찌처럼 활용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남성적인 느낌의 묵직한 시계 그리고 여성스러운 브레이슬럿이나 뱅글이 짝을 이루면 팔목이 더욱 화려하고 섹시해진다. 시계는 딱딱한 장신구인 만큼 말랑말랑한 팔찌와 섞는 것이 무난하지만, 아예 딱딱한 뱅글을 눈에 띄게 활용하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
화려한 옷을 걸쳤을 때 주얼리를 잘 활용하면 스타일에 ‘위트’를 불어넣을 수 있다. 예컨대 꽃무늬 드레스 위에 브로치를 올려놓으면 상대방이 가까이 다가와야만 주얼리가 보이게 된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 듯한 재미를 주는 것이다. 콜린은 “액세서리가 잘 조합되면 여성스러운 스타일과 실루엣을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결점도 보완해준다”며 “여자의 자신감을 높이고 개성을 발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액세서리”라고 말했다.
남자 입장에선 좀 걱정되기도 한다. 심혈을 기울여 고른 주얼리를 그녀에게 ‘짜짠’ 선물했을 때 이런 반응이 나오면 당혹스러울 것 같다. “오빠, 요즘은 주얼리를 여러 개 섞어 차는 게 유행이더라고. 예쁜 거 몇 개 더 있으면 진짜 좋지 않을까?”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