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車 부품주 '형님보다 나은 아우' 있네
정보기술(IT) 자동차업종의 내년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일부 부품주들은 이익 추정치가 늘어나며 주가도 선전하고 있다. 내년 IT 및 자동차업종 부품주들 사이에선 실적주를 중심으로 주가 차별화가 한층 더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IT·자동차주 이익 전망 ‘흐림’

IT·車 부품주 '형님보다 나은 아우' 있네
1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IT업종의 연간 영업이익은 총 37조7562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적에 비해 4% 늘어난 수치다. 통상 연말에 나오는 이듬해 추정치에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개별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내년에도 이익 감소 추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7%대다. 15~20%였던 예년 증가율을 크게 밑도는 예상치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종목들에 대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 외에 딱히 오를 만한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길영 크레디트스위스 이사는 “내년 코스피 전체 이익 증가율이 23%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는 소재·산업재 등 일부 업종의 이익 정상화 덕분”이라며 “이런 부분들을 걷어내고 나면 내년 이익 증가율은 3%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개약진’ 부품주 주목

부진한 대형주와 달리 일부 중소형 부품주는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반도체 부품업체인 심텍은 올해 영업이익이 110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내년에는 48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월 초 428억원이던 추정치는 석 달 만에 12% 상향 조정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술력이 뛰어난 심텍은 메모리 반도체가 진화하는 시기에 항상 크게 성장했다”며 “내년에는 최근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DDR4와 SSD용 모듈 인쇄회로기판(PCB)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이 회사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KH바텍 역시 9월 초 680억원이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735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연간 실적 대비 131% 늘어난 규모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은 둔화되고 있지만 메탈 케이스 적용이 늘면서 수혜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 부품·장비업체인 엘엠에스도 이익 전망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품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메라 모듈용 블루필터 등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주 중에서는 현대위아를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내년 영업이익이 5059억원으로 올해 대비 13%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부품주 중 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진행된 생산설비 증설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기오토모티브 S&T모티브 현대공업 등도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몇 안 되는 종목들이다. 삼기오토모티브는 중소형 부품사 중 유일하게 폭스바겐 중국 공장에 변속기 부품을 납품하고 있고, S&T모티브는 전자제어 시스템 액추에이터 등 전자전장 부문에서 해외 자동차 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