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2년내 한국에 R&D센터 설립할 것"
중국 통신기기 업체인 화웨이가 내년께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 세계 곳곳에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는 화웨이의 17번째 R&D센터다.

올리버 우 화웨이 단말기 비즈니스담당 부사장(사진)은 지난 11일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2년 안에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현재 규모와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하는 이유는 차세대 유·무선 망(네트워크)과 칩셋 단말기(스마트폰)를 한꺼번에 공급, 상용 시험할 수 있는 유일한 선진 시장이어서다.

한국은 4세대(4G) LTE 망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 그는 “한국은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5G 시대를 선도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도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화웨이가 지난 9월 말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우 부사장은 “무선인터넷이 가장 발달한 한국에서 경험을 쌓고자 스마트폰 공급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산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많은 이익을 남기기보다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에 이어 이달 초 LG유플러스에도 X3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KT를 통해서도 팔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방적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업체가 될 가능성에 대해선 “20여년간 휴대폰 왕좌의 주인공은 계속 바뀌었다. 영원한 왕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이도 시대의 진화에 따라 혁신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그것이 잔혹한 시장 원리”라고 말했다.

선전=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