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한달…한국인 '찜'한 금융주 올랐다
오는 17일로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한 달을 맞는다. 한국 투자자들은 중국 상하이A주에 2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규모가 하루 평균 110억원대로, 당초 예상보다 많지는 않다. 후강퉁 시행 직후 중국 증시가 초강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신중 모드’를 보인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중신증권(65.6%)을 비롯 초상은행 핑안보험 등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산 종목은 20~60%대로 급등했다.

◆한국 자금 2200억원 중국行

1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후강퉁이 시행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A주를 사들인 액수는 약 2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 가운데 20~25% 정도 자금이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가 급등하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추정 순매수액 1700억원은 후강퉁을 통한 중국A주 전 세계 순매수액(12일 기준 646억위안·약 11조원)의 1% 중반대에 해당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2일 2938.17로 마감하며 후강퉁 시행 이후 18.53% 상승했다.

국내 후강퉁 투자자는 개인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기관은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로 이미 중국 본토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전진호 유안타증권 온라인기획팀장은 “억대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의 10~15%를 상하이A주로 채운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후강퉁 투자는 ‘장기전’으로 임해야 한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후강퉁 시행 첫날 장 마감 전 1일 한도(130억위안)를 소진하며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진정되고 있다. 지난주 평균 1일 한도 소진율은 11.86%로, 하루 한도의 약 12%만 순매수됐다는 뜻이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1일 한도 소진율은 낮아졌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자, 상승률 상위종목 집중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를 통한 거래대금 상위 상하이A주를 분석한 결과, 상하이자동차 핑안보험 중신증권 중국궈뤼 초상은행 상하이자화 등을 한국 투자자들이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투자자들이 택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대체로 양호했다. 중신증권은 후강퉁 시행 이후 주가 상승률이 65.6%에 달했다. 핑안보험(28.2%) 초상은행(27.4%) 등도 20~30%가량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유안타증권이 후강퉁 시행 이후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전 세계 기준)을 분석한 결과, 거래량 10위권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3.77%였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저평가 매력이 있고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 중국 증시의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가시화하면 후강퉁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선전과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뜻하는 선강퉁까지 허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투자자도 많다”고 소개했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