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스님 총장' 탄생할 듯 … 종단 개입 논란에 시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김봉구 기자 ] 불교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에 ‘스님 총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조계종 종단이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동국대 법인은 16일 제18대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동국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는 앞서 이달 4일 △김희옥 현 총장 △한태식 교수(법명 보광스님·불교학부) △조의연 교수(영어영문학부) 3명의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논란은 지난 11일 김 총장이 후보에서 사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14일엔 조 교수마저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했다.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2명이 사퇴하면서 보광스님만 후보로 남는 모양새가 됐다.
김 총장과 조 교수가 밝힌 사퇴 배경은 종단이다.
김 총장은 “종립대학의 총장직은 연임이 적합하지 않다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하고 총장 후보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더욱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법적 기구인 재단 이사회 권한을 초월해 종단 권력에 의해 총장 선임 절차가 유린당했다. 종단은 총장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학교의 자율성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난 2010년 헌법재판관 재직 도중 모교인 동국대 총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재임 기간 학교 역사상 기부금 최다모금 등의 성과를 내 학내외 평판이 좋은 편이었다. 총추위 투표에서도 김 총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보광스님, 조 교수 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홀로 남은 후보 보광스님의 총장 선임이 유력시된다. 그는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번 총장 선거에서 김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마지막에 고배를 들었다. 1987년 동국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1996~2003년 대외협력처장 시절 기금 660여억 원 모금 등의 실적을 거뒀다.
그가 동국대 총장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첫 비구(남자승려) 대학 총장’인 지관스님 이후 24년 만에 스님 총장이 탄생한다. 명진학교에서 출발해 혜화전문학교를 거쳐 지금의 동국대 형태를 갖춘 뒤 사상 두 번째 스님 총장이 되는 것.
다만 연이은 사퇴로 인해 단독 후보가 된 만큼 총장이 된다 해도 정통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국대 법인은 16일 이사회를 강행할 계획이다. 법인 관계자는 “이미 이사들에게 통보했으므로 관련법(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는 개최돼야 한다” 며 “이사진 13명의 과반수인 7명 이상이 참석해 요건이 충족되면 예정대로 총장 선임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동국대 법인은 16일 제18대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동국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는 앞서 이달 4일 △김희옥 현 총장 △한태식 교수(법명 보광스님·불교학부) △조의연 교수(영어영문학부) 3명의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논란은 지난 11일 김 총장이 후보에서 사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14일엔 조 교수마저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했다.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2명이 사퇴하면서 보광스님만 후보로 남는 모양새가 됐다.
김 총장과 조 교수가 밝힌 사퇴 배경은 종단이다.
김 총장은 “종립대학의 총장직은 연임이 적합하지 않다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하고 총장 후보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더욱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법적 기구인 재단 이사회 권한을 초월해 종단 권력에 의해 총장 선임 절차가 유린당했다. 종단은 총장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학교의 자율성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난 2010년 헌법재판관 재직 도중 모교인 동국대 총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재임 기간 학교 역사상 기부금 최다모금 등의 성과를 내 학내외 평판이 좋은 편이었다. 총추위 투표에서도 김 총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보광스님, 조 교수 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홀로 남은 후보 보광스님의 총장 선임이 유력시된다. 그는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번 총장 선거에서 김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마지막에 고배를 들었다. 1987년 동국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1996~2003년 대외협력처장 시절 기금 660여억 원 모금 등의 실적을 거뒀다.
그가 동국대 총장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첫 비구(남자승려) 대학 총장’인 지관스님 이후 24년 만에 스님 총장이 탄생한다. 명진학교에서 출발해 혜화전문학교를 거쳐 지금의 동국대 형태를 갖춘 뒤 사상 두 번째 스님 총장이 되는 것.
다만 연이은 사퇴로 인해 단독 후보가 된 만큼 총장이 된다 해도 정통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국대 법인은 16일 이사회를 강행할 계획이다. 법인 관계자는 “이미 이사들에게 통보했으므로 관련법(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는 개최돼야 한다” 며 “이사진 13명의 과반수인 7명 이상이 참석해 요건이 충족되면 예정대로 총장 선임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