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조선시대 패션 감각 한눈에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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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의원'으로 사극 데뷔…천재 디자이너役 열연
진지한 이미지 확 벗어던지고 자신감 넘치는 공진 役에 도전
화려한 전통의상 눈요깃거리
진지한 이미지 확 벗어던지고 자신감 넘치는 공진 役에 도전
화려한 전통의상 눈요깃거리
상의원(尙衣院)은 조선시대 임금과 왕실의 의복을 제작하던 기관이다. 당시 천민층이던 디자이너가 양반으로 승격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기도 했다. 왕과 왕비의 눈에 들어 신분 상승의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상의원’(이원석 감독)은 왕실에서 30년간 일하면서 양반으로 승격하는 침전장(상의원 최고 관리자) 조돌석과 저잣거리의 천재 디자이너 이공진이 아름다운 옷을 짓는 경쟁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00억원 규모의 이 영화에서 한석규가 연기하는 조돌석과 맞대결하는 이공진 역을 고수(36)가 해냈다. 소년처럼 순수한 면모로 많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고수를 15일 서울 가회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가 처음에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다가 처절한 현실의 삶으로 방향을 틉니다. 의도대로 잘 나와 만족합니다. 사극은 처음이죠. 풍부한 볼거리를 주면서도 사극의 무게감도 놓치지 않았어요.”
영화의 핵심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 돌석과 미천한 신분의 천재 공진 간의 대결이다. 할리우드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를 연상시킨다. 왕의 의복을 갑자기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진이 실력을 발휘하며 돌석의 지위를 위협한다.
“제가 해낸 공진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캐릭터죠. 그런데 돌석은 그를 보면 까닭 없이 화를 냅니다. 시기심과 열등감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진정 다 가진 인물은 공진일까, 돌석일까? 영화는 이런 화두를 던집니다. 또한 남들과 다르면 매장당하는 냉혹한 현실도 파헤치고요.”
극 중 공진이 지닌 천재성의 기원은 묘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뭉개진 손가락 모양으로 피나는 바느질 연습이 따랐음을 짐작케 한다.
“공진의 천재성은 타고난 게 아니라 피나는 수련의 결실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모차르트 대 살리에리가 아니라 살리에리 대 살리에리 간 대결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고수는 차분하면서 진지한 이미지를 벗고 유쾌하며 자신감 있는 공진을 연기했다.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원래 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수줍고 조용한 편이었죠. 20대에는 늘 부끄럽고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 시절에는 왜 그렇게 우울했던지. 드라마 ‘피아노’에서 배다른 누나를 사랑하는 역을 맡아 ‘태어나서 미안하다’고 한 대사가 아직도 기억날 정도예요. 나이를 먹으면서 밝은 캐릭터를 많이 했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공진은 제가 가진 자유롭고 밝은 면모라고 할 수 있어요.”
‘상의원’의 또 다른 매력은 왕실의 화려한 의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복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힌 옷들은 눈요깃거리로 충분하다.
“공진의 옷은 색감과 디자인이 정말 예쁩니다. 왕비의 옷이나 왕의 사냥복 등도 아름답고요. 반면 궁에서 입는 상의원 유니폼은 너무 답답하더군요. 영화를 찍으면서 조선시대 사람들이 멋을 많이 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조선시대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극 중 옷의 변화상을 더 많이 느낄 거예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100억원 규모의 이 영화에서 한석규가 연기하는 조돌석과 맞대결하는 이공진 역을 고수(36)가 해냈다. 소년처럼 순수한 면모로 많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고수를 15일 서울 가회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가 처음에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다가 처절한 현실의 삶으로 방향을 틉니다. 의도대로 잘 나와 만족합니다. 사극은 처음이죠. 풍부한 볼거리를 주면서도 사극의 무게감도 놓치지 않았어요.”
영화의 핵심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 돌석과 미천한 신분의 천재 공진 간의 대결이다. 할리우드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를 연상시킨다. 왕의 의복을 갑자기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진이 실력을 발휘하며 돌석의 지위를 위협한다.
“제가 해낸 공진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캐릭터죠. 그런데 돌석은 그를 보면 까닭 없이 화를 냅니다. 시기심과 열등감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진정 다 가진 인물은 공진일까, 돌석일까? 영화는 이런 화두를 던집니다. 또한 남들과 다르면 매장당하는 냉혹한 현실도 파헤치고요.”
극 중 공진이 지닌 천재성의 기원은 묘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뭉개진 손가락 모양으로 피나는 바느질 연습이 따랐음을 짐작케 한다.
“공진의 천재성은 타고난 게 아니라 피나는 수련의 결실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모차르트 대 살리에리가 아니라 살리에리 대 살리에리 간 대결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고수는 차분하면서 진지한 이미지를 벗고 유쾌하며 자신감 있는 공진을 연기했다.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원래 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수줍고 조용한 편이었죠. 20대에는 늘 부끄럽고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 시절에는 왜 그렇게 우울했던지. 드라마 ‘피아노’에서 배다른 누나를 사랑하는 역을 맡아 ‘태어나서 미안하다’고 한 대사가 아직도 기억날 정도예요. 나이를 먹으면서 밝은 캐릭터를 많이 했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공진은 제가 가진 자유롭고 밝은 면모라고 할 수 있어요.”
‘상의원’의 또 다른 매력은 왕실의 화려한 의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복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힌 옷들은 눈요깃거리로 충분하다.
“공진의 옷은 색감과 디자인이 정말 예쁩니다. 왕비의 옷이나 왕의 사냥복 등도 아름답고요. 반면 궁에서 입는 상의원 유니폼은 너무 답답하더군요. 영화를 찍으면서 조선시대 사람들이 멋을 많이 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조선시대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극 중 옷의 변화상을 더 많이 느낄 거예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