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새 백만장자되면 직원들 열심히 일 안해"
화웨이가 상장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사진)의 철학 때문이다. 런 회장은 상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회사가 너무 일찍 상장하면 하룻밤 새 백만장자가 여럿 나온다. 이들이 백만장자가 된 뒤에도 예전처럼 열심히 일할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화웨이는 상장하지 않는 대신 매년 직원들에게 성과에 따라 주식을 나눠주고 배당한다. 1987년 창업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꾸준히 나눠줘 직원 지분이 98.6%에 이른다. 직원이 주인인 것이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화웨이 주식은 직원들이 손꼽는 최고 자산이다. 최근 화웨이 성장 속도가 가팔라져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이 월급보다 많을 때도 있다.
니나 리 화웨이 선임 매니저는 “화웨이는 주주가 아니라 직원이 주인인 기업”이라며 “화웨이의 성장동력은 주인의식”이라고 소개했다. 직원들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기업문화가 주인의식에서 비롯한다는 설명이다.
화웨이가 이런 기업문화를 구축한 것은 빠르게 변하는 IC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력이 중요하고, 끊임없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선 인재와 인재를 독려하는 창조적인 기업문화가 필요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런 회장은 “ICT 시장에서 모두 앞서나가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들지만 끝까지 버티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강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