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일 연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 설명회에서 중소·중견기업 관계자들이 직무·능력 중심 채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일 연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 설명회에서 중소·중견기업 관계자들이 직무·능력 중심 채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개발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이 기업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상의는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도입한 기업이 올해 180곳에 달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모델은 출신 학교와 영어성적 등 이른바 스펙이 아니라 능력 중심의 서류심사와 인·적성검사, 면접 방식을 담은 평가기법으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면접관 교육과 평가과정에 관한 컨설팅도 해준다.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은 채용의 모든 단계를 능력 중심 평가로 바꿨다. 예를 들어 지원서에 신체조건, 거주지, 가족사항 등의 기재란을 없애는 대신 직무와 관련한 수강 과목, 인턴이나 실무경험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면접 단계에서도 신변 관련 질문 대신 상황면접과 발표, 그룹토론 등 직무역량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종갑 대한상의 자격평가사업단장은 “대기업이 앞다퉈 능력 중심의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비용과 노하우 부족으로 채용 방식 변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와 함께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0개 기업에 시범 보급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은 올해 동부대우전자 현대모비스 한화테크엠 등 대기업 31곳을 포함해 모두 180개사에서 도입했다. 기업들의 평가도 좋다. 대한상의가 모델을 도입한 18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8%의 기업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조광페인트 채용담당자는 “기존 신입 직원들은 스펙은 좋지만 정작 직무역량은 떨어졌는데 올해 새 평가모델로 뽑은 직원들은 업무능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귀띔했다.

고용부와 대한상의는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 적용 분야를 현재 9개 직군, 28개 직무에서 2017년까지 20개 직군, 160개 직무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