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800만대 판매는 시작일 뿐…더 큰 목표를 향해 뛰자"
“800만대는 시작일 뿐… 우리 자신을 믿고 더 큰 목표를 위해 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자동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800만 시대 이후의 전략과 자세를 강조했다. 올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목표(786만대)를 뛰어넘는 판매실적(800만대)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뛰자는 취지에서다.

정 회장은 이날 60여명의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및 해외영업담당 임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800만대에 만족하기엔 갈 길이 멀다. 800만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위기 요인을 두루 열거했다.

그는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으로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환경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라며 “성과에 취하거나 불안한 세계 경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800만대 판매는 시작일 뿐…더 큰 목표를 향해 뛰자"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725만대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692만대)보다 4.8% 증가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2.5% 늘어난 103만대를, 해외에서는 중국에서 두 자릿수(10.6%)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브라질 인도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작년보다 5.1% 증가한 621만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초 다시 잡은 연간 800만대 판매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를 글로벌 주요 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한 해”라며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 방식의 준중형 쏘나타를 출시하고 한국과 미국 시장을 동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존 전기차처럼 충전한 뒤 구동하다 전력이 소진되면 엔진을 발전기로 가용해 주행거리가 길고 연비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16일 성능과 연비를 개선한 신형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께 신형 K5 하이브리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 말께는 도요타, 혼다에 이어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출시하고 친환경차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는 친환경차량뿐 아니라 현대·기아차를 대표하는 아반떼, K5, 투싼ix, 스포티지R 등의 신형 모델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900만대 판매 고지를 향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