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사진)의 일가족이 일본 교토에 있는 호화 주택을 뇌물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 공산당 내 서열 8위인 리 부주석은 최대 정치 계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의 핵심 인물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이 그에 대한 부패조사로 이어질 경우 중국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15일 리 부주석의 아들 리하이진과 그의 처제 가오취안젠이 중국 벤처기업 베이다팡정그룹의 리여우 사장으로부터 해당 호화 주택을 수뢰했다고 보도했다.

리 사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 통일전선공작부장의 가족에게도 도쿄의 한 호화 주택을 뇌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주택을 합친 가격은 5억달러(약 5500억원)를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1년여 전 이뤄진 해당 교토 주택의 명의 이전 수속에는 리 사장 이외에 리 부주석의 측근인 탕빙린 장쑤성 관광국 부국장이 개입했다고 전했다.

리 부주석은 장쑤성 서기와 공산당 조직부장을 거쳤으며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함께 공청단파를 이끌고 있다. 작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부주석 자리에 오른 뒤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보좌해 외교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는 2017년 열리는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의 비서를 지낸 자오사오린 전 장쑤성 비서장이 지난 10월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리 부주석 역시 반부패 조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