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123×326cm, 8폭 병풍, 조선시대 작자미상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123×326cm, 8폭 병풍, 조선시대 작자미상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는 19세기 이후 조선 궁중의 가례 행사 때 쓰인 그림이다. 한평생 부귀영화를 누린 중국 당나라 현종 때 관료 곽자의(郭子儀·697~781)가 노년에 가족과 함께 연회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조선 상류층이 복(福)을 빌기 위해 집안에 걸었던 것이다. 곽자의는 안녹산의 난을 평정한 뒤 그 공으로 분양왕에 봉해져 곽분양이라고 불렸다. 장수를 누렸고 자손들도 번창했다. 부와 명예를 마음껏 누린 상징적인 인물로 인식됐다.

병풍 1~4폭에는 호화로운 곽분양 저택과 한가롭게 노니는 여성, 아이들이 주로 그려져 있다. 6폭 상단에는 곽분양이 차일 아래 어린아이와 함께 앉아 기녀들의 춤과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연회가 열리고 있는 후원의 윗부분은 태호석과 대나무로 구획된 공간 곳곳에 복사꽃이 피어 있고, 사슴과 학이 노닐고 있어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