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꿔야한다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과 전·현직 홍보실장 등 3명과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하다 "우리의 경직된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위기가 닥쳤을 때 뒤따라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조 전 부사장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가족주의적이며 전근대적인 경영스타일에서 비롯된데다 대한항공과 조 회장 일가는 신속하게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적반하장식 해명으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 회장은 자신이나 조 전 부사장 등 오너일가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임원은 전했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대한항공 조직문화의 한가운데 있는 자신과 오너일가는 빼놓고 아랫사람들에게만 변화를 주문한 것은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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