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5일 오후 11시30분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한국타이어가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세계 2위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제조사인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한다.

[마켓인사이트/단독] 한국타이어, 한라비스테온 인수 참여
15일 산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위해 한국타이어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이기로 하고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이르면 이번주 대주주인 미국 비스테온그룹과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미국 포드자동차와 만도의 전신인 만도기계가 합작해 1986년 3월 설립한 회사다. 1997년 12월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은 한라그룹이 지분(50%)을 매각해 1999년 3월 비스테온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한앤컴퍼니가 7, 한국타이어가 3의 비율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비스테온그룹으로부터 인수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갖고 한국타이어는 소수지분을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되팔 때 우선적으로 경영권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나 보유지분을 대주주와 같은 조건으로 되팔 수 있는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격은 주당 5만2000원, 총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단독 인수가 유력시되던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와 손을 잡은 것은 업계의 의표를 찌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사는 상호 합작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우선 국내 최대 타이어 기업인 한국타이어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한앤컴퍼니도 한국타이어와의 자본 합작을 통해 향후 한라비스테온을 되팔 때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으로의 매각 가능성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영효/정인설/좌동욱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