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인 팬오션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이날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벌크선사 1위 팬오션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번 팬오션 인수전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와 하림그룹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들 2곳이 제출한 팬오션 입찰가는 약 9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비 입찰에 뛰어든 5곳 중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대한해운컨소시엄과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3곳은 사실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림그룹 측은 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든 데 대해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해 국제 곡물유통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림그룹은 당초 예상보다 배 이상으로 뛴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본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의 입찰가격이 8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1조원 이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국제 곡물유통사업 진출 의지가 워낙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회를 모색하는 쪽으로 승부수를 건 것이다.

하림그룹은 법원이 8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인수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당초의 인수구조와 차이가 발생했지만 팬오션의 본질적인 매력과 그룹내의 재무적 여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외부의 일부 우려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인수를 전제로 여러 가지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왔다는 것.

하림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 6~7위권의 곡물 수입국이지만 조달의 전 과정을 국제 곡물메이저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곡물유통사업 진출이 꼭 필요하다”며 “팬오션과 결합을 통해 곡물사업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