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펀드 수익률이 지난 6개월간 평균 40% 이상 올랐는데도 펀드 설정액은 꾸준히 줄고 있다. 차익실현 수요와 함께 ‘세금 폭탄’ 논란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세금 폭탄’ 우려는 과도하다며 과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풀려진 '세금 폭탄' 공포에 확 쪼그라든 中펀드
17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펀드 설정액은 지난 16일 기준 1조9064억원이다. 이는 전월 말의 2조147억원에 비해 5.3% 줄어든 규모다. 업계에선 KTB자산운용이 중국펀드에서 발생한 수익 약 50억원에 대해 중국 측에 13억원의 자본이득세를 납부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펀드 가입자 중 일부가 과도한 세금을 걱정하면서 환매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펀드의 과세 논란은 그러나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KTB운용의 경우 기관투자가 한 곳이 가입한 사모형 중국펀드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자진 납부한 특수 사례라는 설명이다. 특히 KTB운용은 펀드를 청산한 직후 중국 당국에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자격 승인을 요청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중 간 이중과세 방지협약이 있어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애초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중 조세협약 13조 1~5항엔 ‘부동산 이외 재산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이득에 대해선 양도인의 거주지에서 과세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다른 해외펀드처럼 수익에 대해 15.4%의 이자소득세만 내면 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의 과세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은 일부 운용사들은 오히려 펀드 가입자에게 충당금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재길/황정수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