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장인의 손끝이 빚은 시간의 걸작들
랑에운트죄네는 골드와 플래티넘 등의 고급 소재만을 사용해 연간 몇천 점 안팎의 시계를 소량 생산하고 있다. 장인들의 섬세한 수작업으로 완성된 랑에운트죄네의 간판 컬렉션들을 소개한다.

랑에 원(Lange 1)

랑에운트죄네의 ‘아이콘’으로 손꼽힌다. 창립자 페르디난드 A 랑에의 증손자 발터 랑에가 브랜드 재건을 선언한 1994년에 발표돼 올해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다이얼(시계판)이 중심을 벗어나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하우스의 시계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고 한다. 두 개의 디스크가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대형 날짜 표시창 역시 랑에운트죄네의 대표적인 디자인 코드로 자리 잡았다.

삭소니아(Saxonia)

랑에운트죄네에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라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간결한 선(線)의 미학과 우아함이 돋보인다. 삭소니아라는 이름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오래전부터 수많은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는 도시였던 독일 작센주에서 따온 것으로, 이 지역의 정서와 장인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는 베젤(테두리)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넣은 ‘삭소니아 주얼리’를 라인업에 추가함으로써 고급 기계식 시계를 좋아하는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Luxury &] 장인의 손끝이 빚은 시간의 걸작들
자이트베르크(Zeitwerk)

2009년 출시 당시 각종 디자인 어워드를 휩쓸었던 시계다. 기계식 시계 최초로 디지털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한다. 다이얼 양 옆에 큼지막한 숫자로 시와 분을 보여줌으로써 정확한 시간을 쉽게 볼 수 있는 우수한 가독성이 강점으로 통한다. 보통 시계와 달리 크라운(용두)이 2시 방향에 달려 있는 점 또한 독특하다. 랑에운트죄네만의 기술인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를 통해 구현해 낸 점핑 아워 시스템은 시계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

리차드 랑에(Richard Lange)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집약한 고급 제품을 선보이는 컬렉션이다. 페르디난드 A 랑에의 장남으로 아버지를 이어 시계 장인으로 큰 업적을 남긴 리차드 랑에(1845~1932)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붙였다. 2011년 나온 ‘리차드 랑에 투르비용 푸르 르 메리트’와 올해 출시된 ‘리차드 랑에 퍼페추얼 캘린더 테라루나’ 등에서는 랑에운트죄네의 독보적인 초정밀 관측 시계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1815

페르디난드 A 랑에가 태어난 해인 1815년에서 이름을 따 왔다. 모든 시계는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창업자 철학을 담아낸 클래식 워치 컬렉션이다. 다이얼의 디자인은 브랜드 초창기 제작됐던 회중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한다. 올해는 스톱 메커니즘과 제로셋 메커니즘을 동시에 구현하는 투르비용을 최초로 탑재한 ‘1815 투르비용’을 내놔 화제를 모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