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솔로몬 지음 /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872·760쪽 / 각권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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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특별한 자녀를 키운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각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조현병(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 범죄 아동, 성소수자를 둔 가족이 거쳐온 삶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위해 300여가구를 인터뷰했다. 방대한 사례와 치밀한 취재력이 돋보인다.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일반적인 경우 DNA뿐 아니라 민족성, 문화적 규범, 언어, 종교 등이 세대를 거쳐 대물림된다. 저자는 이를 ‘수식적 정체성’이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가끔 부모와 다른 이질적인 특징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도 있다. 열성 유전자나 돌연변이, 출생 전 영향, 가치관과 성향 등이 ‘수평적 정체성’을 만든다. 수평적 정체성은 왜소증, 자폐증 등 부모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자녀의 장애를 전제로 한다.
무수히 많은 가족이 ‘예상 밖의 아이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축복한다. 그들은 지난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그대로 방치했다면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았을 수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이끈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개별 아이들의 상황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가족 안에서, 그리고 보다 넓은 사회 안에서 차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은 대다수 사람에게 공통의 문제”라며 “장애 아동의 부모들이 깨달은 행복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가족의 정의를 확장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