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야근을 줄이고 정시퇴근을 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19일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가정 양립 사회는 가족이 모여 자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사회”라고 규정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삶이 행복해지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뜻한다.

김 장관은 “일·가정 양립을 통해 여성고용률과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국가의 경쟁력뿐 아니라 존폐가 걸린 무엇보다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제도적으로는 보육지원정책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음에도 사회 분위기나 직장문화 때문에 국민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전체 민간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3%에 불과하다”며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같은 일·가정 양립 제도를 여성들만 사용한다면 여성들이 오히려 큰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일·가정 양립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워킹맘뿐만 아니라 워킹대디들이 육아휴직제 등의 제도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금까지는 여성 3년, 남성 1년으로 차등이 있던 육아휴직 기간을 남녀 모두 3년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제안해 추진 중”이라며 “‘워킹대디 문화’가 확산되면 일·가정 양립 문화도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도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2009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첫째 아이를 출산한 지 불과 1주일이 지났을 때였다. 업무 파악을 위해 산후조리원에서 노트북을 끌어안고 살다시피 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둘째를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등원 직후 출산했다. 국회의원 시절엔 매일 첫째 딸과 함께 국회로 출근해 국회 어린이집에 맡겼다. 그는 “더 이상 저처럼 육아휴직이나 산후조리도 못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제게 주어진 임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