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해킹 막자"…中, IT장비·SW 자국산으로 교체
중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기관 및 기업에서 사용하는 정보기술(IT)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중국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그동안 사이버 해킹 문제를 놓고 대립해온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내 국유기업 은행 군대 주요 정부기관 등이 사용하고 있는 IT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을 2020년까지 자국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최근 동북부 지린성의 중소도시 쓰핑(四平)에서 시범테스트를 진행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테스트 과정에서 쓰핑시의 주요 국유기업과 은행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 대신 중국 기업 차이나스탠더드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리눅스 기반의 OS 네오키린을 사용했고, 서버는 중국업체 인스퍼그룹이 생산한 제품으로 대체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작년 초 미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비밀정보 수집활동을 했다고 폭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주요 기업과 정부기관이 미국산 IT 제품을 쓰면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IT시장 규모는 지난해 1820억달러로 미국(656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중국 은행들의 경우 전체 서버의 85%가 외국산 제품이다. 중국 정부의 조치가 현실화되면 IT장비 및 소프트웨어 시장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시스코시스템스 IBM 등 미국계 기업이 집중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