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물 75% 한 달 내 주인 찾는다
임차인(세입자)의 전세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전세매물 네 건 중 세 건은 한 달 이내에 계약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연구원은 전국 1150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월세 시장 행태 및 인식’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에서 임차인이 선호하는 주거 유형은 전세(67.9%), 보증부 월세(27.3%), 월세(4.8%) 순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수도권에서 전세 매물의 계약 성사 기간도 15일 이내(43.7%)가 가장 많았고 16일~1개월(31.9%)이 뒤를 이었다. 매매전환을 고려하는 전세가율은 수도권이 77.5%(비수도권 77.1%)로 조사됐다.

세입자들은 원하는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도 월세 전환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울 때 어떻게 대응할지 묻는 질문에 수도권 응답자의 64.9%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증부 월세를 알아본다’(15.3%)와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12.4%)를 앞질렀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전세매물 감소가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며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어서 전셋집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생애주기별로는 젊은 층의 월세 부담과 자녀를 낳아 기르는 가구확장기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지적·차별적으로 전개되는 전·월세시장 변화 양상을 분석해 맞춤형 정책대응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미래전략전담반장은 “저소득층 중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소득 2~4분위 계층에 대해 월세보증금 보증, 월세보증금마련우대저축 도입 등의 정책을 펼치고, 도심 역세권에 소형 임대주택이나 중산층을 위한 전세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