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 다세대 매물 급구"
“다세대·다가구주택 매물 찾기가 힘듭니다.”

서울시가 ‘강남 전셋집 찾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이주에 따른 전세난을 덜기 위해 이 지역에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키로 했는데, 막상 사들일 매물이 없어서다.

강남 개포지구·강동 고덕지구·서초 잠원동 등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가는 사업장이다. 서울시는 이들의 이주 규모가 약 2만9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만9000가구가 한꺼번에 이사갈 경우 ‘강남발 전세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 9월 이주시기 조정, 매입임대주택 공급 등의 대응책을 담은 ‘강남4구 재건축 집중 전세대책’을 마련했다.

매입임대주택이란 강남4구에서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사들여 서울시가 세를 놓는 것이다. 지역과 주택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보증금 1000만~2000만원, 월 임대료 10만~20만원 선에 임대한다.

현재까지 서울시는 송파·강동구에서 매입임대주택 200가구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내년까지는 전략적으로 500가구가량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주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지만 이런 목표마저도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원래 강남권은 매입임대주택을 활발히 공급하던 지역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공급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강남권은 집값이 비싸서 공공이 살 수 있는 주택이 적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이던 매입 비용도 지난 4월 3억원까지 올렸지만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한 가구 단위가 아니라 건물 한 동 단위로 사야 하는 것도 매물이 부족한 이유다. 이 관계자는 “가구 단위로는 임대관리가 쉽지 않아서 건물을 통째로 사서 세를 놔야 한다”며 “동 단위 매물은 더욱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