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21일 오후 4시

올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높은 인기를 끌면서 2010년 제도 도입 이후 ‘제2의 붐’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스팩은 28개에 달했다. 스팩은 비상장사를 찾아내 합병할 목적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투자해 만든 페이퍼컴퍼니다. 비상장사로서는 우회 상장을 하는 셈으로 정상적인 상장보다 절차를 줄일 수 있다. 2010년 처음 도입돼 그 이듬해까지 1기 스팩은 22개사가 상장됐다. 올해는 1년 동안 26개 스팩이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두고 있는 등 한층 활성화됐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스팩을 내놓았고 투자자들도 적극 호응하며 대부분 상장에 성공했다.

이렇게 붐을 이룬 것은 올해 초 상장된 스팩들이 빠른 시기에 적절한 합병 대상 기업을 찾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KB제2호스팩과 케이사인의 합병을 필두로 미래에셋제2호스팩(콜마비앤에이치), 하나머스트스팩(우성아이비), 우리스팩2호(큐브엔터), 유진스팩1호(나노), 교보위드스팩(엑셈) 등 6개 스팩이 합병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KB투자증권은 6호 스팩까지 내놓으며 스팩 전문 증권사로 자리매김했고,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도 올해만 2~3개씩 스팩을 선보였다.

하지만 전체 28개 가운데 18개의 청약이 11~12월 두 달 동안 집중되면서 부작용도 생겨났다. 다른 기업 청약 일정과 겹치면서 대우스팩2호, 현대에이블스팩1호, KB제4호스팩, KB제5호스팩, 현대드림투게더스팩2호, NH스팩2호 등 6개 스팩은 일반 공모 청약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SK제1호스팩과 골든브릿지2호스팩는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며 공모를 철회하기도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