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상장된 섹터(업종)지수선물 4종 가운데 2종은 한 계약도 거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섹터지수선물 총 거래량(34계약)도 같은 시기 상장된 변동성지수선물 거래량의 1.2%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섹터지수선물의 기본 거래금액이 크고, 현·선물 연계거래 수단인 섹터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는 섹터지수선물 기본 거래금액 인하 등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해 금융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파리 날리는 섹터지수선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코스피200정보기술선물과 코스피200경기소비재선물은 상장 이후 한 달여 동안 한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금융선물은 14계약, 코스피200에너지화학은 20계약 체결되는 데 그쳤다. 섹터지수선물과 함께 상장된 변동성지수선물의 거래량은 2795계약이다.

시장에선 거래 부진의 원인으로 대부분의 경우 3000만원을 훌쩍 넘는 기본 거래금액을 꼽는다. 19일 종가 기준 금융선물 한 계약을 사려면 3725만원(745.5포인트×5만원·증거금률 미적용 가정)이 필요하다. 에너지화학선물 한 계약 매수금액은 3997만5000원이다. 정보기술선물과 경기소비재선물은 이보다 더 비싼 7625만~8917만5000원이다. 변동성지수선물 매수금액인 687만5000원의 5배 이상이다.

섹터지수선물의 현물 연계거래 대상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코스피200섹터ETF 4종의 거래량이 적은 것도 거래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들 섹터ETF 투자자는 기초지수가 같은 섹터지수선물을 매도해 주가하락 위험(리스크)을 줄일 수 있는데, 섹터ETF 거래가 많지 않다 보니 선물 거래량도 적은 것이다. 코스피200섹터ETF 4종 가운데 하루 평균 거래량(최근 3개월 기준)이 전체 섹터ETF의 평균(8353주) 이상인 상품은 없다.

전문가들은 거래금액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는 “코스피200선물을 고려해 섹터지수선물의 기준지수와 거래승수(1포인트의 가격)를 정하다 보니 섹터지수선물의 기본 거래금액이 너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 거래금액을 낮추는 등 활성화 방안을 검토해 금융위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