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8월 1조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투자펀드를 설립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의 투자를 받아 미국 워싱턴DC의 810 세븐스 스트리트, 프랑스 파리의 뤼 라 보에티, 캐나다 몬트리올의 벨 캐나다 캠퍼스 등을 매입하는 펀드다.

1조원짜리 대형 매매를 성사시켰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이 받은 보수는 고작 10억원. 1조원 가운데 실투자금을 5000억원으로 보고, 수수료율 0.2%를 적용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싼 수수료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하지만 ‘올 게 왔다’는 반응도 많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펀드 설정수수료는 펀드 규모의 0.4~0.5% 선이었다. 이상 조짐은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물은 넘쳐나지만 이전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자 자산운용사들이 수수료율 파괴에 나선 것이다.

8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서울 남산 스테이트타워를 매입하면서 부동산 투자 컨설팅업체인 CBRE에 지급한 수수료율은 0.1%.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보수 0.1%는 인건비 사업비 등을 제하면 수익이 거의 없다는 뜻”이라며 “그럼에도 0.1%, 심지어 그 이하에도 하겠다고 나서는 자산운용사가 많다”고 전했다.

고사하는 자산운용사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난립한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이 3~4곳의 대형사 중심으로 구조조정될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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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