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경 KR모터스 생산본부장(상무·왼쪽)이 창원공장에서 모터사이클 조립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강현우 기자
권오경 KR모터스 생산본부장(상무·왼쪽)이 창원공장에서 모터사이클 조립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강현우 기자
“지난달부터는 6년 만에 잔업도 하고 있습니다. 수당으로 월 60만원씩 더 받아가니 직원들이 신날 수밖에 없죠.”

국내 2위 모터사이클 업체인 KR모터스 창원공장에서 만난 권오경 생산본부장(상무)은 최근 회사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KR모터스의 전신은 S&T모터스로 코라오그룹이 지난 3월 인수했다.

KR모터스 창원공장이 잔업을 재개한 것은 해외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정용 해외영업본부 이사는 “회사 주인이 바뀐 이후 한동안 반신반의하던 해외 딜러들이 최근 주문을 재개하고 있다”며 “내년 8개 신모델 출시 계획과 AS 확대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KR모터스는 내년 수출 목표를 2만6000대로 잡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9849대였고 올해는 1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2009년 이후 10만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하지만 신제품을 앞세워 판매량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만5102대에서 3년 후인 2017년께 3만5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KR모터스 창원공장은 생산라인 확장에도 나섰다. 지금은 차체 조립과 엔진 생산라인 1개씩만 돌리고 있지만 내년 2월부터는 조립과 엔진 모두 2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직원 수도 올초 208명에서 현재 274명으로 늘었다.

KR모터스는 1978년 설립된 효성기계공업이 모태다. 2003년 S&T그룹이 인수했고, 지난 3월 다시 코라오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점유율은 15% 안팎으로 대림자동차공업(약 40%)에 이어 2위다. 250㏄ 이하 모터사이클만 내놓는 대림과 달리, KR모터스는 고배기량 모델도 자체 개발·생산한다.

KR모터스의 대주주인 코라오그룹은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모터사이클 사업을 하고 있다. 오세영 코라오 회장은 “KR모터스의 높은 기술력과 한국산 브랜드가 코라오 영업망과 합쳐지면 연간 1조원 매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320억원의 인수 대금 외에 333억원을 회사에 추가 투자했다. 지난해 매출 9995억원에 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KR모터스를 알짜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KR모터스는 또 최근 중국 저장성 핑호에 생산공장과 연구개발센터 등을 건립하기로 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016년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1공장을 짓고, 2020년까지 100만대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오 회장은 “중국 공장을 가동하면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코라오그룹의 탄탄한 인도차이나반도 판매망에 KR모터스의 신모델이 더해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