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PR 담당자들의 모임 '마피아' "10년 넘은 인맥, 신제품·메뉴 품평 때 빛 발하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만남이 좋다
"업계 정보 공유" 초기엔 아침 모임
호텔·증권·명품업계 60여명 회원
한 달에 한 번 '편안한 대화' 매력
"업계 정보 공유" 초기엔 아침 모임
호텔·증권·명품업계 60여명 회원
한 달에 한 번 '편안한 대화' 매력
“오늘 건배주는 국순당의 고봉환 팀장님이 마련해 주셨습니다. 또 유니버설뮤직의 이인섭 이사님이 파바로티 CD를 준비해 주셨어요.”
지난 19일 저녁 서울 잠원동에 있는 리버사이드호텔 중식당 ‘따뚱’에서 열린 한 송년 모임. 탁상 달력부터 CD, 와인 스토퍼(병마개)까지 참석자들을 위한 선물이 다채로웠다. 참석자 30여명의 면면 또한 그랬다. 호텔 홍보담당자부터 은행 지점장, 증권사 임원, 여행사 대표, 해외 명품 브랜드 한국지사장….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기업에서 마케팅 또는 홍보 업무를 담당했거나 현재 그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마피아’다. ‘마케팅·PR 담당자들의 아침 모임’을 줄인 말이다.
마피아는 김대식 위드미 개발총괄부장, 안주연 조선호텔 홍보팀장 등 5명이 2003년 시작한 모임이다. 10여년이 지나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이직한 사람도 있지만 당시엔 모두 마케팅 및 홍보를 담당하는 대리·과장급 직원들이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업계 정보를 주고받고 애환도 나눌 겸 한 달에 한 번씩 아침에 만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피아 회원은 60여명으로 늘었다. 대리·과장이었던 사람들이 어느덧 부서장, 임원으로 승진했고 회사를 차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도 많다.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여성 회원들도 ‘형님’으로 부르는 정민영 국민은행 부지점장은 48세, 막내인 이진경 넵스가구 대리는 33세다.
만나는 시간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바뀌었지만 월 1회 정기 모임을 10년 넘게 열고 있다. 마피아 회원들은 만나면 서로의 근황부터 주변 사람들의 동정, 회사 이야기 등을 주고받는다.
업무에 직접 관련된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업무 얘기는 접어두고 친목을 나눈 것이 마피아가 오랫동안 유지된 비결이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광고기획사 에버그린의 홍석용 대표는 “회사는 다르지만 하는 일이 비슷해 서로를 잘 이해하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 마피아의 매력”이라며 “친분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업무에 관한 노하우도 얻고 인맥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마피아는 신제품 시연장이 되기도 한다. 이날은 국순당이 지난 2일 출시한 ‘콤주’가 테이블에 올라왔다. “맛이 새콤달콤해 여자들이 좋아하겠다”는 평부터 “술 좋아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다”는 품평이 이어졌다.
호텔 레스토랑이 새로 내놓은 음식을 정식 판매하기에 앞서 마피아 회원들에게 소개할 때도 있다. 안주연 홍보팀장은 “마케팅과 홍보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신제품의 장단점을 평가하고 조언을 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피아 회원 중 고봉환 국순당 마케팅지원팀장, 양문영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홍보부장, 김은영 법무법인 동인 홍보팀장, 안주연 팀장 등은 지난달 출간한 책 ‘홍보의 신’에 필자로 참여했다.
이날 송년회에선 마피아의 새 회장이 선출됐다. 지난 1년간 모임을 이끌어 온 섬유유연제 기업 런드레스의 고인준 대표에 이어 전지현 발렌시아가코리아 사장이 새 회장으로 뽑혔다. 고 대표는 “친목활동 외에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 등 보다 다양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다 이루지 못했다”며 “새 회장이 마피아를 더욱 발전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지난 19일 저녁 서울 잠원동에 있는 리버사이드호텔 중식당 ‘따뚱’에서 열린 한 송년 모임. 탁상 달력부터 CD, 와인 스토퍼(병마개)까지 참석자들을 위한 선물이 다채로웠다. 참석자 30여명의 면면 또한 그랬다. 호텔 홍보담당자부터 은행 지점장, 증권사 임원, 여행사 대표, 해외 명품 브랜드 한국지사장….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기업에서 마케팅 또는 홍보 업무를 담당했거나 현재 그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마피아’다. ‘마케팅·PR 담당자들의 아침 모임’을 줄인 말이다.
마피아는 김대식 위드미 개발총괄부장, 안주연 조선호텔 홍보팀장 등 5명이 2003년 시작한 모임이다. 10여년이 지나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이직한 사람도 있지만 당시엔 모두 마케팅 및 홍보를 담당하는 대리·과장급 직원들이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업계 정보를 주고받고 애환도 나눌 겸 한 달에 한 번씩 아침에 만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피아 회원은 60여명으로 늘었다. 대리·과장이었던 사람들이 어느덧 부서장, 임원으로 승진했고 회사를 차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도 많다.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여성 회원들도 ‘형님’으로 부르는 정민영 국민은행 부지점장은 48세, 막내인 이진경 넵스가구 대리는 33세다.
만나는 시간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바뀌었지만 월 1회 정기 모임을 10년 넘게 열고 있다. 마피아 회원들은 만나면 서로의 근황부터 주변 사람들의 동정, 회사 이야기 등을 주고받는다.
업무에 직접 관련된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업무 얘기는 접어두고 친목을 나눈 것이 마피아가 오랫동안 유지된 비결이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광고기획사 에버그린의 홍석용 대표는 “회사는 다르지만 하는 일이 비슷해 서로를 잘 이해하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 마피아의 매력”이라며 “친분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업무에 관한 노하우도 얻고 인맥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마피아는 신제품 시연장이 되기도 한다. 이날은 국순당이 지난 2일 출시한 ‘콤주’가 테이블에 올라왔다. “맛이 새콤달콤해 여자들이 좋아하겠다”는 평부터 “술 좋아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다”는 품평이 이어졌다.
호텔 레스토랑이 새로 내놓은 음식을 정식 판매하기에 앞서 마피아 회원들에게 소개할 때도 있다. 안주연 홍보팀장은 “마케팅과 홍보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신제품의 장단점을 평가하고 조언을 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피아 회원 중 고봉환 국순당 마케팅지원팀장, 양문영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홍보부장, 김은영 법무법인 동인 홍보팀장, 안주연 팀장 등은 지난달 출간한 책 ‘홍보의 신’에 필자로 참여했다.
이날 송년회에선 마피아의 새 회장이 선출됐다. 지난 1년간 모임을 이끌어 온 섬유유연제 기업 런드레스의 고인준 대표에 이어 전지현 발렌시아가코리아 사장이 새 회장으로 뽑혔다. 고 대표는 “친목활동 외에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 등 보다 다양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다 이루지 못했다”며 “새 회장이 마피아를 더욱 발전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