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하기도 전에 불붙은 '신학기 책가방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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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줄어도 책가방은 더 팔려
스포츠·캐주얼 의류업체 이어 아웃도어 업체들도 뛰어들어
출시 앞당기고 예약판매까지
스포츠·캐주얼 의류업체 이어 아웃도어 업체들도 뛰어들어
출시 앞당기고 예약판매까지
“요즘 분위기는 정말 전쟁 같아요. 초등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책가방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는 오히려 늘고 있어요.”(김민정 휠라코리아 과장)
한 해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어린이 책가방 시장에서 전례 없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휠라·르꼬끄스포르티브·르까프 등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던 이 분야에 빈폴·닥스 등 캐주얼에 이어 블랙야크·K2 등 아웃도어업체들까지 뛰어들었다.
책가방은 새 학기를 앞둔 1~2월이 1년 매출의 80%를 결정짓는 최대 성수기다. 그런데 올겨울에는 업체마다 출시 시기를 보름에서 한 달씩 앞당기면서 12월부터 판촉전이 뜨겁다.
제일모직 ‘빈폴 키즈’는 2015년형 초등학생용 가방 생산량을 전년 대비 30% 많은 10만개로 잡았다. 판매율이 지난해 97%, 올해 99%를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아져서다. 파스텔세상 ‘닥스 키즈’는 책가방 생산량을 50% 늘린 데 이어 신규 브랜드로 ‘헤지스 키즈’도 내놨다. 성인용 캐주얼 의류와 마찬가지로 고급스러운 체크무늬 등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창동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어린이 책가방은 2~3년 전만 해도 스포츠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90% 이상이었다”며 “빈폴·닥스 등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최근에는 캐주얼 브랜드의 비중이 3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겨울에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새로 도전장을 냈다. 블랙야크의 ‘블랙야크 키즈’는 초등학생용 책가방 7종을 처음 출시했다. 등산가방을 만들던 기술력을 활용해 어깨, 척추, 허리 등에 부담을 줄인 인체공학적 설계를 내세웠다. K2도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을 위해 통기성을 강화한 책가방을 내놨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생 수는 2010년 329만명에서 올해 272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책가방 시장규모는 같은 기간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커졌다. 다른 씀씀이는 줄여도 자녀에겐 좋은 제품을 사 주려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친척들의 선물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황상훈 블랙야크 부장은 “강남, 잠실, 분당 등을 중심으로 스타일이 다른 책가방을 여러 개 구입해 바꿔 메도록 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동 인구는 정체됐지만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어 성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기존 선두업체들의 수성 작전도 만만치 않다. 점유율 1위 휠라코리아의 ‘휠라 키즈’는 디즈니와 손잡고 ‘겨울왕국’ ‘아이언 맨’ 등 인기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가방을 주력상품으로 내놨다. 출시 이후 초반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뛰는 등 반응이 좋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데상트코리아의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척추전문 우리들병원과 공동 개발한 책가방을 출시했다. 성장기 아이들이 가방을 메는 동안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시 시기가 앞당겨지는 한편 최신 스마트폰에서나 볼 수 있던 ‘예약판매’까지 등장했다. 올 9월 빈폴 키즈가, 11월 휠라 키즈가 아동용 책가방 중 최초로 예약판매를 벌였다. 박지윤 제일모직 상품기획자(MD)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으로 당초 목표보다 50% 높은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한 해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어린이 책가방 시장에서 전례 없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휠라·르꼬끄스포르티브·르까프 등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던 이 분야에 빈폴·닥스 등 캐주얼에 이어 블랙야크·K2 등 아웃도어업체들까지 뛰어들었다.
책가방은 새 학기를 앞둔 1~2월이 1년 매출의 80%를 결정짓는 최대 성수기다. 그런데 올겨울에는 업체마다 출시 시기를 보름에서 한 달씩 앞당기면서 12월부터 판촉전이 뜨겁다.
제일모직 ‘빈폴 키즈’는 2015년형 초등학생용 가방 생산량을 전년 대비 30% 많은 10만개로 잡았다. 판매율이 지난해 97%, 올해 99%를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아져서다. 파스텔세상 ‘닥스 키즈’는 책가방 생산량을 50% 늘린 데 이어 신규 브랜드로 ‘헤지스 키즈’도 내놨다. 성인용 캐주얼 의류와 마찬가지로 고급스러운 체크무늬 등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창동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어린이 책가방은 2~3년 전만 해도 스포츠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90% 이상이었다”며 “빈폴·닥스 등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최근에는 캐주얼 브랜드의 비중이 3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겨울에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새로 도전장을 냈다. 블랙야크의 ‘블랙야크 키즈’는 초등학생용 책가방 7종을 처음 출시했다. 등산가방을 만들던 기술력을 활용해 어깨, 척추, 허리 등에 부담을 줄인 인체공학적 설계를 내세웠다. K2도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을 위해 통기성을 강화한 책가방을 내놨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생 수는 2010년 329만명에서 올해 272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책가방 시장규모는 같은 기간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커졌다. 다른 씀씀이는 줄여도 자녀에겐 좋은 제품을 사 주려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친척들의 선물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황상훈 블랙야크 부장은 “강남, 잠실, 분당 등을 중심으로 스타일이 다른 책가방을 여러 개 구입해 바꿔 메도록 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동 인구는 정체됐지만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어 성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기존 선두업체들의 수성 작전도 만만치 않다. 점유율 1위 휠라코리아의 ‘휠라 키즈’는 디즈니와 손잡고 ‘겨울왕국’ ‘아이언 맨’ 등 인기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가방을 주력상품으로 내놨다. 출시 이후 초반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뛰는 등 반응이 좋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데상트코리아의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척추전문 우리들병원과 공동 개발한 책가방을 출시했다. 성장기 아이들이 가방을 메는 동안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시 시기가 앞당겨지는 한편 최신 스마트폰에서나 볼 수 있던 ‘예약판매’까지 등장했다. 올 9월 빈폴 키즈가, 11월 휠라 키즈가 아동용 책가방 중 최초로 예약판매를 벌였다. 박지윤 제일모직 상품기획자(MD)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으로 당초 목표보다 50% 높은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