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동산 시장, 숨은 투자 기회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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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부동산 대전망 세미나 열려…‘판교·마곡·삼성동’ 주목
‘부동산 불패 신화’는 끝났다고 말한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부동산 재테크에서 ‘좋은 투자처’를 찾아내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경비즈니스는 지난 12월 5일 인기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기곰과 함께하는 ‘2015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위기 속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강의 현장을 공개한다.
지난 12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5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400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기곰과 안철진 부천대 부동산유통학과 교수가 들려주는 ‘투자 조언’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장장 세 시간이 넘는 긴 강의에도 마지막까지 눈빛을 빛내며 각자 필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부동산 유망 투자 지역이나 타이밍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 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강의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강사진이 모두 현장을 뛰고 있는 전문가들이어서 그런지 이론보다 최근 현장에서의 생생한 투자 흐름을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며 “요즘과 같은 시기에 부동산 투자도 그렇고 경매도 더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이런 강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구 고령화로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주택 보급률이 너무 높은데다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에 거품이 꺼지면 위험하다.’ 향후 부동산 시장 비관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논거들이다. 부동산 세미나의 첫째 강의는 바로 이 같은 질문들로부터 시작했다. 과연 부동산 시장은 위기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에 대한 답은 ‘아니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두가 부동산 비관론을 말하는 지금이야말로 ‘부동산 투자의 기회’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부동산 위기론’이 오해인 8가지 이유
아기곰은 강의에서 부동산 위기론과 관련된 여덟 가지 오해를 차례차례 짚었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인구구조가 줄면 집값이 떨어질까’였다. 실제로 부산 지역의 인구는 3.3% 감소한 반면 집값은 18.5% 상승했다. 이와 비교해 대구는 인구가 1.4% 줄어들었지만 집값은 2.3% 떨어졌다. 부산의 인구가 더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률은 대구와 비교해 현저히 높았던 것이다. 아기곰은 “집값은 단순히 인구수의 증감보다 유동성 변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무엇보다 주택 시장은 ‘인구수’가 아닌 ‘가구 수’가 중요한 변수인데, 핵가족화되고 1인 가족이 늘어나면서 특히 경기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가구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 주택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앞서 이를 경험한 미국의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오히려 구매력이 높은 30~40대보다 50~60대층일수록 자가 보유율이 높았고 이 같은 추세는 2006년 이후 베이비부머 은퇴 시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셋째, ‘한국의 집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 아기곰은 “좁은 땅 면적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라며 “게다가 수도권에 절반의 인구가 몰려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넷째, 가계 부채가 너무 많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도 한국은행의 가계 부채 현황 자료를 들어 설명했다. 2006년과 비교해 2014년 가계 부채는 73% 증가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와 비교해 같은 기간 가계 금융자산 역시 76%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아기곰은 “금융자산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2006년 46.7%에서 2014년 45.6%로 오히려 줄었다”고 답했다.
다섯째, ‘집 살 사람이 있기는 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기곰은 “토지주택연구원의 유주택자 비율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소득 상위 20%인 고소득자 중 무주택자 비율이 27.2%나 된다”며 “특히 서울 거주 고소득자 중 40%가 무주택자”라고 짚었다.
여섯째, 주택 보급률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주택 보급률이 100%가 되기 전과 후의 상황을 비교 설명했다. 주택이 모자라던 시절에는 시차를 두고 무차별적으로 집값이 올랐다. 이 때문에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무조건 집을 많이 사 두는 것이 유리했다. 아기곰은 “하지만 현재는 남들이 살고 싶지 않은 집은 빈집이 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남들도 살고 싶은 집’을 잘 선택해야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값도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곱째, 미국 금리가 오르면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아기곰은 “미국 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자국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단계적인 금리 인상은 가능하겠지만 급격하게 금리를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마지막 질문은 ‘그렇다면 과연 집값이 오르기는 할 것인가’였다. 아기곰은 지난 15년간(1998~2013년) 국내 통화량 증가율과 아파트 매매가·전셋값 상승률을 비교한 그래프를 제시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그래프가 거의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기곰은 “집값은 유동성 증가에 비례해 상승한다”며 “주택 보급률이 높은 선진국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시간은 안철진 부천대 부동산유통학과 교수의 ‘2015년 경매시장 전망’으로 구성됐다. 안 교수는 대학에서 부동산 경매 투자에 대한 이론을 가르치면서 현재 부동산 경매 전문 업체인 티지털태인의 남부지사장으로 현업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이 때문에 현장과 이론을 적절히 배합한 강의로 많은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5억 원 투자하면 7억 원 배당, NPL이 뭐기에
안 교수는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경매시장은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한다”며 “그만큼 경쟁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굉장히 유망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전문 컨설팅 업체 등의 도움을 빌리기도 하지만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안 교수는 “영세한 경매 전문 업체들은 투자자들이 경매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곳이 적지 않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가 먼저 경매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경매시장 중에서도 최근 가장 뜨거운 분야는 부실채권(NPL)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금융권의 부실채권은 26조 원이 발생했는데, 그중 6조2000억 원이 경매시장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체 경매시장 16조 원의 38.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안 교수는 “2015년 경기 전망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여 부실채권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NPL 투자는 근린 생활 시설이나 오피스텔 상가 등을 주로 거래하는데, 최근에는 주택 시장까지 확대되는 등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PL은 투자 물건의 종류가 제한적인데다 절차 또한 복잡하다. 보통 부실채권 시장의 거래 구조를 살펴보면, 금융회사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할 때 이를 유동화 전문 회사에 1차 공개 입찰한다. 이 1차 시장에는 일반 투자자의 진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유동화 전문 회사로 넘어온 부실채권은 2차 수의계약을 통해 자산 관리 회사(AMC)와 거래하게 된다. 그다음 단계로 AMC가 3차 시장을 통해 경매 입찰자와 거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 경매 입찰자는 유동화 전문 회사와 같은 전문적인 업체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 또한 일반 경매와 비교해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NPL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 교수가 든 사례는 다음과 같다. 만약 ‘감정가 10억 원’의 주택이라고 하자. 이 주택의 근저당 채권 원금은 6억 원이지만 근저당 채권 최고 금액은 7억2000만 원이다. 투자자가 이 주택의 NPL을 5억5000만 원에 거래했다고 하자. 이 후 이 집이 7억5000만 원에 낙찰된다면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배당 금액은 채권 최고 금액인 7억2000만 원이다. 투자자는 5억5000만 원을 투자해 1억7000만 원의 수익을 얻는 것이다.
안 교수는 “5억5000만 원에 NPL을 가져 온 투자자가 경매 입찰에 참여한다면 채권 최고 금액인 7억2000만 원으로 입찰한 뒤 상계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며 “특히 배당 채권은 양도세 및 이자소득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비과세로 세금 혜택 또한 크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시간에는 아기곰이 ‘2015 부동산 시장 전망 및 유망 투자 지역 분석’에 대한 조언을 풀어놓았다.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과 월별 매매가 상승률, 월별 전셋값 상승률 등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봤을 때 아기곰은 “매매 시장을 활성화해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먹혀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3년 7월 매매가 상승률은 마이너스 0.03%인 반면 2014년엔 0.14%였고 9월에도 2013년엔 0.04%인 반면 2014년엔 0.32%를 기록했다.
전세·매매 비교 분석으로 ‘저평가 지역’ 찾아야
주택 투자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심리적인 요인이다. 아기곰은 2012년 주거 실태 조사를 토대로 투자 심리와 주택 가격 시세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향후 2~3년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구(3.27, 4.0 만점)와 울산(3.39) 지역 등에서 유독 오를 것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률이 각각 10.8%와 16.1%로 높았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2.53)과 경기(2.78) 등 상승 응답률이 낮은 곳은 각각 집값이 마이너스 3.8%와 마이너스 1.3%였다. 아기곰은 “집값이 상승한 곳일수록 앞으로의 시세도 낙관적인 사람이 많고 집값이 하락한 곳일수록 비관적인 사람이 많다”며 “다만 여기서 맹점은 대부분의 사람이 ‘지난 1년간의 상승률’만을 근거로 이 같은 결론을 내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보다 장기적인 흐름을 판단해야 하는데도 눈앞에 닥친 시장의 흐름만 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아기곰은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지표를 통해 확실하게 저평가된 곳을 찾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저평가된 투자처를 찾는 방법이 있을까. 여기서 필요한 것이 ‘전세·매매 비교 분석법’이다. 아기곰은 “매매는 투자 수요도 섞여 있기 때문에 투자 심리의 영향을 받지만 전세는 100% 실수요인 만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며 “어떤 지역이 유망한 투자처라고 하면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도 같이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전셋값 상승률은 높지만 아직 매매가 상승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저평가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매매가 상승률은 높은데 전셋값 상승률이 낮은 지역은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아기곰이 추천한 유망 투자처는 모두 세 지역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마곡지구, 삼성동의 국제교류복합지구다. 판교테크노밸리의 가장 큰 호재는 2015년 말까지 6만 명의 일자리가 신설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특성상 젊은 직원들이 출퇴근이 편한 지역으로 대거 주거지를 옮기면서 분당 지역은 최근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24.1%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마곡지구 역시 주변에 대기업들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5년 코오롱·대우조선해양, 2016년 롯데, 2017년 LG연구소·이랜드 등의 대기업들이 마곡지구에 자리 잡으면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아기곰은 “특히 내년 3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연장 개통이 예정돼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가양동과 목동이 호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가 지난 4월 추진을 발표한 국제교류 복합지구다. 이는 ‘강남권 축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것이 아기곰의 설명이다. 2000년대 초반 벤처기업들이 들어선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강남역에서부터 삼성역까지 강남권의 중심 지역이 형성됐다. 그러던 것이 2005년 삼성본사가 강남역 인근, 서초 지역에 자리 잡으면서 강남권의 중심축이 서쪽으로 쏠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이 삼성역 인근의 한국전력 부지를 10억 원에 매입하고 대규모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강남권의 무게중심이 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기곰은 “특히 삼성역을 중심으로 2015년 3월 9호선이 개통되고 이후 GTX까지 개통되면 삼성~동탄, 삼성~고양, 삼성~금정 등 삼성역을 중심으로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이에 따라 호재 지역은 대치동과 잠실, 교통 접근성이 높아지는 강서구 가양동이나 위례·송파 남부 지역까지 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993호 제공 기사입니다 >
지난 12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5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400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기곰과 안철진 부천대 부동산유통학과 교수가 들려주는 ‘투자 조언’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장장 세 시간이 넘는 긴 강의에도 마지막까지 눈빛을 빛내며 각자 필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부동산 유망 투자 지역이나 타이밍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 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강의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강사진이 모두 현장을 뛰고 있는 전문가들이어서 그런지 이론보다 최근 현장에서의 생생한 투자 흐름을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며 “요즘과 같은 시기에 부동산 투자도 그렇고 경매도 더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이런 강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구 고령화로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주택 보급률이 너무 높은데다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에 거품이 꺼지면 위험하다.’ 향후 부동산 시장 비관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논거들이다. 부동산 세미나의 첫째 강의는 바로 이 같은 질문들로부터 시작했다. 과연 부동산 시장은 위기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에 대한 답은 ‘아니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두가 부동산 비관론을 말하는 지금이야말로 ‘부동산 투자의 기회’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부동산 위기론’이 오해인 8가지 이유
아기곰은 강의에서 부동산 위기론과 관련된 여덟 가지 오해를 차례차례 짚었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인구구조가 줄면 집값이 떨어질까’였다. 실제로 부산 지역의 인구는 3.3% 감소한 반면 집값은 18.5% 상승했다. 이와 비교해 대구는 인구가 1.4% 줄어들었지만 집값은 2.3% 떨어졌다. 부산의 인구가 더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률은 대구와 비교해 현저히 높았던 것이다. 아기곰은 “집값은 단순히 인구수의 증감보다 유동성 변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무엇보다 주택 시장은 ‘인구수’가 아닌 ‘가구 수’가 중요한 변수인데, 핵가족화되고 1인 가족이 늘어나면서 특히 경기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가구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 주택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앞서 이를 경험한 미국의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오히려 구매력이 높은 30~40대보다 50~60대층일수록 자가 보유율이 높았고 이 같은 추세는 2006년 이후 베이비부머 은퇴 시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셋째, ‘한국의 집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 아기곰은 “좁은 땅 면적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라며 “게다가 수도권에 절반의 인구가 몰려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넷째, 가계 부채가 너무 많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도 한국은행의 가계 부채 현황 자료를 들어 설명했다. 2006년과 비교해 2014년 가계 부채는 73% 증가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와 비교해 같은 기간 가계 금융자산 역시 76%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아기곰은 “금융자산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2006년 46.7%에서 2014년 45.6%로 오히려 줄었다”고 답했다.
다섯째, ‘집 살 사람이 있기는 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기곰은 “토지주택연구원의 유주택자 비율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소득 상위 20%인 고소득자 중 무주택자 비율이 27.2%나 된다”며 “특히 서울 거주 고소득자 중 40%가 무주택자”라고 짚었다.
여섯째, 주택 보급률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주택 보급률이 100%가 되기 전과 후의 상황을 비교 설명했다. 주택이 모자라던 시절에는 시차를 두고 무차별적으로 집값이 올랐다. 이 때문에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무조건 집을 많이 사 두는 것이 유리했다. 아기곰은 “하지만 현재는 남들이 살고 싶지 않은 집은 빈집이 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남들도 살고 싶은 집’을 잘 선택해야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값도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곱째, 미국 금리가 오르면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아기곰은 “미국 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자국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단계적인 금리 인상은 가능하겠지만 급격하게 금리를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마지막 질문은 ‘그렇다면 과연 집값이 오르기는 할 것인가’였다. 아기곰은 지난 15년간(1998~2013년) 국내 통화량 증가율과 아파트 매매가·전셋값 상승률을 비교한 그래프를 제시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그래프가 거의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기곰은 “집값은 유동성 증가에 비례해 상승한다”며 “주택 보급률이 높은 선진국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시간은 안철진 부천대 부동산유통학과 교수의 ‘2015년 경매시장 전망’으로 구성됐다. 안 교수는 대학에서 부동산 경매 투자에 대한 이론을 가르치면서 현재 부동산 경매 전문 업체인 티지털태인의 남부지사장으로 현업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이 때문에 현장과 이론을 적절히 배합한 강의로 많은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5억 원 투자하면 7억 원 배당, NPL이 뭐기에
안 교수는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경매시장은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한다”며 “그만큼 경쟁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굉장히 유망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전문 컨설팅 업체 등의 도움을 빌리기도 하지만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안 교수는 “영세한 경매 전문 업체들은 투자자들이 경매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곳이 적지 않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가 먼저 경매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경매시장 중에서도 최근 가장 뜨거운 분야는 부실채권(NPL)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금융권의 부실채권은 26조 원이 발생했는데, 그중 6조2000억 원이 경매시장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체 경매시장 16조 원의 38.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안 교수는 “2015년 경기 전망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여 부실채권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NPL 투자는 근린 생활 시설이나 오피스텔 상가 등을 주로 거래하는데, 최근에는 주택 시장까지 확대되는 등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PL은 투자 물건의 종류가 제한적인데다 절차 또한 복잡하다. 보통 부실채권 시장의 거래 구조를 살펴보면, 금융회사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할 때 이를 유동화 전문 회사에 1차 공개 입찰한다. 이 1차 시장에는 일반 투자자의 진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유동화 전문 회사로 넘어온 부실채권은 2차 수의계약을 통해 자산 관리 회사(AMC)와 거래하게 된다. 그다음 단계로 AMC가 3차 시장을 통해 경매 입찰자와 거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 경매 입찰자는 유동화 전문 회사와 같은 전문적인 업체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 또한 일반 경매와 비교해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NPL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 교수가 든 사례는 다음과 같다. 만약 ‘감정가 10억 원’의 주택이라고 하자. 이 주택의 근저당 채권 원금은 6억 원이지만 근저당 채권 최고 금액은 7억2000만 원이다. 투자자가 이 주택의 NPL을 5억5000만 원에 거래했다고 하자. 이 후 이 집이 7억5000만 원에 낙찰된다면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배당 금액은 채권 최고 금액인 7억2000만 원이다. 투자자는 5억5000만 원을 투자해 1억7000만 원의 수익을 얻는 것이다.
안 교수는 “5억5000만 원에 NPL을 가져 온 투자자가 경매 입찰에 참여한다면 채권 최고 금액인 7억2000만 원으로 입찰한 뒤 상계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며 “특히 배당 채권은 양도세 및 이자소득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비과세로 세금 혜택 또한 크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시간에는 아기곰이 ‘2015 부동산 시장 전망 및 유망 투자 지역 분석’에 대한 조언을 풀어놓았다.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과 월별 매매가 상승률, 월별 전셋값 상승률 등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봤을 때 아기곰은 “매매 시장을 활성화해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먹혀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3년 7월 매매가 상승률은 마이너스 0.03%인 반면 2014년엔 0.14%였고 9월에도 2013년엔 0.04%인 반면 2014년엔 0.32%를 기록했다.
전세·매매 비교 분석으로 ‘저평가 지역’ 찾아야
주택 투자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심리적인 요인이다. 아기곰은 2012년 주거 실태 조사를 토대로 투자 심리와 주택 가격 시세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향후 2~3년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구(3.27, 4.0 만점)와 울산(3.39) 지역 등에서 유독 오를 것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률이 각각 10.8%와 16.1%로 높았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2.53)과 경기(2.78) 등 상승 응답률이 낮은 곳은 각각 집값이 마이너스 3.8%와 마이너스 1.3%였다. 아기곰은 “집값이 상승한 곳일수록 앞으로의 시세도 낙관적인 사람이 많고 집값이 하락한 곳일수록 비관적인 사람이 많다”며 “다만 여기서 맹점은 대부분의 사람이 ‘지난 1년간의 상승률’만을 근거로 이 같은 결론을 내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보다 장기적인 흐름을 판단해야 하는데도 눈앞에 닥친 시장의 흐름만 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아기곰은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지표를 통해 확실하게 저평가된 곳을 찾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저평가된 투자처를 찾는 방법이 있을까. 여기서 필요한 것이 ‘전세·매매 비교 분석법’이다. 아기곰은 “매매는 투자 수요도 섞여 있기 때문에 투자 심리의 영향을 받지만 전세는 100% 실수요인 만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며 “어떤 지역이 유망한 투자처라고 하면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도 같이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전셋값 상승률은 높지만 아직 매매가 상승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저평가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매매가 상승률은 높은데 전셋값 상승률이 낮은 지역은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아기곰이 추천한 유망 투자처는 모두 세 지역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마곡지구, 삼성동의 국제교류복합지구다. 판교테크노밸리의 가장 큰 호재는 2015년 말까지 6만 명의 일자리가 신설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특성상 젊은 직원들이 출퇴근이 편한 지역으로 대거 주거지를 옮기면서 분당 지역은 최근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24.1%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마곡지구 역시 주변에 대기업들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5년 코오롱·대우조선해양, 2016년 롯데, 2017년 LG연구소·이랜드 등의 대기업들이 마곡지구에 자리 잡으면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아기곰은 “특히 내년 3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연장 개통이 예정돼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가양동과 목동이 호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가 지난 4월 추진을 발표한 국제교류 복합지구다. 이는 ‘강남권 축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것이 아기곰의 설명이다. 2000년대 초반 벤처기업들이 들어선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강남역에서부터 삼성역까지 강남권의 중심 지역이 형성됐다. 그러던 것이 2005년 삼성본사가 강남역 인근, 서초 지역에 자리 잡으면서 강남권의 중심축이 서쪽으로 쏠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이 삼성역 인근의 한국전력 부지를 10억 원에 매입하고 대규모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강남권의 무게중심이 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기곰은 “특히 삼성역을 중심으로 2015년 3월 9호선이 개통되고 이후 GTX까지 개통되면 삼성~동탄, 삼성~고양, 삼성~금정 등 삼성역을 중심으로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이에 따라 호재 지역은 대치동과 잠실, 교통 접근성이 높아지는 강서구 가양동이나 위례·송파 남부 지역까지 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993호 제공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