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구 금호전기 부회장이 회사 지분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형인 박병구 모빌코리아윤활유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지난 19일 금호전기 5만5000주(지분율 0.8%)를 시간외매매로 매입했다. 부인인 박현옥 씨도 지난 18일 계열사 루미마이크로로부터 금호전기 5500주(0.08%)를 사들였다. 이번 매매로 박 부회장의 지분율은 12.34%에서 13.14%로 높아졌다.

박 부회장이 지난 5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면서 형인 박병구 회장(지분율 14.52%)과의 지분율 차이도 1.38%포인트로 줄었다. 박 회장은 단일주주로는 가장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41.44%)는 박 부회장이다. 하지만 특수 관계인 중 상당수가 두 형제와 친인척 관계여서 실제 지분율은 박빙의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예컨대 다른 형제인 박영구 금호전기 회장(4남·10.14%)이나 박남구 고문(3남·0.96%) 등이 누구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병구 회장은 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동생이자 금호전기 창업주인 고 박동복 전 회장의 5형제 중 2남, 박 부회장은 5남이다. 금호전기와 금호아시아나는 서로 지분관계가 없다.

박영구 씨가 금호전기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경영권은 현재 박명구 부회장이 행사하고 있고, 박남구 고문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박병구 회장은 2007년 금호전기 지분 10.55%를 확보해 대주주로 처음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동생인 박명구 부회장과 서로 앞다퉈 지분을 사들이며 지분경쟁 양상을 보여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