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節稅미인' 상품들…12월 달력 넘어가고 후회 마세요
내년부터 물가연동국채 등 상당수 금융상품의 세제 혜택이 사라진다.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일몰 기한을 연장하지 않아서다. 이들 금융상품은 최고 41.8%를 부담해야 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된다. 절세형 상품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얼마 남지 않은 연말까지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물가채·유전펀드, 과세로 전환

원금 상승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거액 자산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은 물가연동국채가 내년 발행분부터 과세 대상으로 바뀐다. 물가채의 표면 이자율은 연 1.5% 안팎으로 낮지만 물가상승률만큼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물가가 아무리 떨어져도 원금을 보장하며, 3년 이상 보유하면 분리과세(33%)도 가능하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물가채의 표면 금리가 낮기 때문에 과세표준액이 적고 원금 상승분은 비과세되는 대표적 절세 상품”이라며 “하반기부터 물가채 가격이 많이 하락한 데다 내년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전펀드 등 해외자원개발펀드의 세 혜택도 연말 일몰된다. 3억원 이하를 연내 투자해 추후 수익이 발생하면 5.5% 이자소득세만 내면 되지만 내년 가입분부터 15.4% 원천징수된다. 유전펀드 수익을 포함해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도 내야 한다. 직장인들의 필수 통장인 ‘세금우대종합저축’도 마찬가지다. 올해 말까지 만 20세 이상 성인이 1000만원(60세 이상은 3000만원) 한도로 가입한 금융상품의 이자·배당수익에 대해서만 9.5% 저율·분리과세한다.

◆해외펀드는 환매해야 절세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해외펀드에 가입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라면 ‘해외펀드 손실상계’를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다. 해외펀드 손실상계란 비과세 시기였던 2007년 6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해외펀드에 돈을 넣었다 손해를 본 사람의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2010년부터 새로운 해외펀드에 가입해 발생한 이익 중 이전에 손해 본 금액을 상계 처리하는 식이다. 내년부터는 해외펀드 수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야 하는 만큼 해외펀드 평가익이 나고 있다면 연내 환매를 고려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해외펀드는 미국펀드로 평균 93.0%(22일 기준)에 달하고 있다. 다음으로 일본(54.7%) 유럽(41.6%) 인도(21.2%) 등의 순이다. 브라질(-42.0%) 러시아(-35.9%) 등 해외펀드에선 손실이 나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과거 손실을 봤던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현재 수익을 내고 있다면 일단 환매했다 내년에 다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며 “여전히 원금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는 서둘러 환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연내 가입하면 짭짤한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품도 적지 않다.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대표적이다. 연내 600만원을 적립하면 납입액의 40%(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에 최대 400만원을 납입하면 내년 초 12%(최대 52만8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