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의 반성문 "한 사람 아닌 모든 임직원의 잘못"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사진)가 22일 ‘땅콩 회항’ 사건으로 질타를 받는 대한항공 조직문화에 대해 “나부터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무는 이날 자신이 총괄하는 대한항공 마케팅부문 직원 4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매일·매주·매월·매년, 어제의 실수, 오늘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이를 꽉 깨물고 다짐하지만 다시 반성할 때가 많다”며 “특히 우리처럼 큰 조직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문화나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고, 저부터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오너 3세의 경영 참여’ 문제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조 전무는 “제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항상 제일 미안한 건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조현민을 보여드려서”라며 “그래도 2007년의 조현민보다 조금 더 전문적인 2014년의 조현민이지만 여전히 실수투성이”라고 했다. 이어 “누가 봐도 저는 아직 부족함이 많고, 과연 자격이 있느냐 해도 할 말이 없다”며 “하지만 마케팅이란 중요한 부서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건 이후 증거인멸에 개입한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23일께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땅콩 회항’ 사건 은폐·축소를 주도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여모 상무(57)의 휴대폰을 압수해 삭제된 문자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복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복구된 통신기록에는 여 상무가 사건 이후 조 전 부사장에게 사무장 등 해당 직원 관련 조치 사항을 보고한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도 수사하기 시작했다.

한편 이날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 운영하는 인하대의 교수회는 “이사장(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직계자녀는 이사회에서 배제돼야 하며 이사회는 사회와 학계에서 존경받는 인사들로 재구성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정석인하학원엔 조 전 부사장과 동생인 조원태 부사장이 이사로 있다.

이태명/김태호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