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한준 씨(30)는 올해 송년 모임을 줄이는 대신 가까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조촐한 파티를 열 생각이다. 각자가 먹을 음식과 주류를 조금씩 싸오는 ‘포틀럭(potluck)’ 파티다. 이씨는 “특히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친구들의 반응이 좋다”며 “적은 비용으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을 집에서 알뜰하게 보내는 ‘홈파티족(族)’이 늘면서 먹거리, 장식용품 등 관련 매출이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한우 등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6%, 모둠 회와 랍스터 판매는 각각 60.9%, 42.9% 늘었다.

수입 맥주와 와인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7%, 4.3% 증가했다. 또 크리스마스트리(128.7%), 파티 및 장식용품(61%) 판매도 급증했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불황이 이어지면서 외식 대신 집에서 조용히 연말을 보내려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홈파티족을 겨냥해 미국산 척아이롤, 랍스터, 수입 맥주 등 각종 먹거리를 오는 31일까지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백화점에서도 홈파티 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같은 기간 케이크와 수입 디저트를 포함한 델리류 판매가 37.1% 늘었다. 와인과 각종 식기류 매출도 각각 22.3%, 38.7% 증가했다.

생활용품 편집매장인 ‘HbyH’에서 진행한 크리스마스 용품 기획전도 인기였다. 크리스마스 트리 매출은 1년 전보다 78.4%, 향초와 장식 인형도 각각 63.2%, 44.5% 늘었다. 최강호 현대백화점 가정용품 바이어는 “경기 불황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파티 문화 확대가 맞물리며 행사 실적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몰을 찾는 홈파티족도 늘었다. G마켓에서 지난 1~21일 킹크랩 및 바닷가재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고, 한우 목심 및 앞다리살도 127% 급증했다. 촛불 이벤트 용품과 풍선 제품 판매도 각각 523%, 44% 늘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