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페이퍼의 전신인 신호상사는 1980년대 신호그룹 계열사로 있으면서 신호티슈를 만들다 몇 번의 부도를 맞았다. 이후 동종 기업인 모나리자에 합병되는 등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변 사장이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들은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세우고 매각에 반대했다.
사장이 “모든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만규 노조위원장은 “당시엔 변 사장도 결국 포기하고 나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 사장은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노조를 설득했다. 결국 직원들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었고, 미래페이퍼로 시작한 지 2년 만인 2002년에 흑자를 기록했다. 변 사장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고용 유지는 물론 복지까지 좋아지자 생산성도 높아졌다. 2000년 두 대의 기계로 만들어내는 원지 생산량은 하루 80t이었다. 2년 뒤에는 생산량이 120t으로 50% 증가했다. 변 사장은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공급과 함께 ‘잘풀리는집’ 브랜드를 내놓은 뒤 판매량이 늘었다”며 “기계를 한 대 더 들여와 생산량을 하루 180t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연간 생산량은 2001년 3만2305t에서 지난해 5만8989t으로 증가했고, 매출은 같은 기간 300억원에서 698억원으로 233% 상승했다.
스킨십 경영도 계속되고 있다. 변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들은 사내 축구 동호회인 축우회를 통해 매달 금요일 축구 경기를 한다. 운동이 끝나면 함께 식사도 하고 막걸리도 마신다.
변 사장은 “노사가 2016년까지 확실한 업계 2위로 올라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제품 다변화, 고급화를 통해 노사가 힘을 합쳐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