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역사를 만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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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질적 성장 균형 맞출 때
글로벌 안목 갖춘 인재 길러야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
글로벌 안목 갖춘 인재 길러야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
정치, 교육, 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모두 한목소리를 낸다.
6·25전쟁 후 대한민국은 ‘잘 먹고 잘사는 일’에 집중했다. 1960년대에는 제조업으로, 1970~19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으로 경제의 기반을 잡았고 2000년대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빠른 변화와 성장을 이뤄냈다. 그 결과 반도체, 선박산업 등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며, 현재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53년에 비해 400배가량 증가한 1조4495억달러로 세계 13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만 추구하며 달려온 탓에 성장의 뒷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행복지수 25위, 국가 청렴도 27위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세월호가 침몰했다. 경제는 발전했지만 빈곤층은 늘어나고, 대학 진학률은 70%가 넘었지만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기술은 발달했지만 신사업 창출이 새로운 고민이 됐다.
이제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성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경쟁보다는 동반, 성장보다는 행복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또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을 도와 공존 번영을 목표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한국이 일궈낸 ‘한강의 기적’을 배우고자 하는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그들이 자립해 경제성장을 이뤄내도록 파트너가 돼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필자가 대학의 총장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개발도상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잘 교육해 권력에 의존하지 않으며 정직하고 유능한,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청년들을 키워내야 한다.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믿는다.
‘History Makers. We Change the World.’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세상을 바꾼다는 뜻의 우리 학교 슬로건이다.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 세상을 바꾸는 힘과 능력도 사람에게 있다. 세계를 보는 넓은 시야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훌륭한 인재들이 한국에서 키워져 세계 곳곳에서 리더 역할을 하기를,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president@sunykora.ac.kr >
6·25전쟁 후 대한민국은 ‘잘 먹고 잘사는 일’에 집중했다. 1960년대에는 제조업으로, 1970~19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으로 경제의 기반을 잡았고 2000년대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빠른 변화와 성장을 이뤄냈다. 그 결과 반도체, 선박산업 등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며, 현재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53년에 비해 400배가량 증가한 1조4495억달러로 세계 13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만 추구하며 달려온 탓에 성장의 뒷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행복지수 25위, 국가 청렴도 27위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세월호가 침몰했다. 경제는 발전했지만 빈곤층은 늘어나고, 대학 진학률은 70%가 넘었지만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기술은 발달했지만 신사업 창출이 새로운 고민이 됐다.
이제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성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경쟁보다는 동반, 성장보다는 행복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또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을 도와 공존 번영을 목표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한국이 일궈낸 ‘한강의 기적’을 배우고자 하는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그들이 자립해 경제성장을 이뤄내도록 파트너가 돼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필자가 대학의 총장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개발도상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잘 교육해 권력에 의존하지 않으며 정직하고 유능한,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청년들을 키워내야 한다.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믿는다.
‘History Makers. We Change the World.’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세상을 바꾼다는 뜻의 우리 학교 슬로건이다.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 세상을 바꾸는 힘과 능력도 사람에게 있다. 세계를 보는 넓은 시야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훌륭한 인재들이 한국에서 키워져 세계 곳곳에서 리더 역할을 하기를,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president@sunykor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