輸銀, PEF 첫 출자…기업 해외진출 돕는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다섯 개의 사모펀드(PEF)를 만들고 925억원을 출자한다고 24일 밝혔다. 작년 말 수은법 개정으로 기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가 가능해진 이후 처음으로 나서는 간접투자다.

수은이 조성하는 펀드자금은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 의료기관 해외 진출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입된다. 수은은 다섯 개 펀드의 주축 투자자 역할을 하면서 연기금, 민간 금융회사 등의 자금을 끌어모아 전체 투자 규모를 77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전체 5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의료 분야 펀드의 경우 국내 최초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출자자를 모집하는 형태)’다. 수은이 125억원, 보건복지부가 1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수은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의 의료기관들은 해외 진출 경험이 적고 병원 진출에 특화된 금융지원 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펀드가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지원하는 펀드는 세 개가 만들어진다. 전체 조성 예정 규모는 각각 1000억원, 2000억원, 2700억원이다. 수은은 10%씩 자금을 넣는다. 해외 건설·플랜트 분야는 1500억원짜리 펀드를 한 개 조성하는데 수은이 300억원을 낸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펀드 조성은 작년 말 수은법이 바뀌면서 직·간접 투자기반이 마련된 뒤 맺은 첫 결실”이라며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지원 등 정부 정책방향의 큰 틀을 지원하는 새로운 금융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