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사옥이 분당서울대병원에 팔렸다. LH는 내년 4월까지 경남 진주혁신도시 신사옥으로 본사를 옮긴다.

24일 진행된 LH 본사 사옥 매각 경쟁입찰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은 2421억300만원을 써내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H 정자 사옥은 지하 4층~지상 7층에 대지면적 4만5700㎡, 연면적 7만9827㎡ 규모다. 감정가는 2784억원이다. 지난해 1~3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공고를 냈으나 그동안 두 차례 유찰됐다.

LH 측은 당초 감정가보다 13% 정도 내린 2416억원을 최저가로 내걸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LH 측이 원하는 매각대금의 5개월 일시납 조건을 수용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그동안 20년 이상 장기 분할 납부 방식을 고집해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달 29일 본계약을 체결한 뒤 3개월 내 중도금을 내고, 내년 5월까지 잔금을 완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루하게 끌어온 경쟁입찰이 마무리되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의 헬스케어 창조 클러스터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게 됐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홍보실장은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있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야탑동 분당차병원, 그리고 280여개 바이오·제약기업이 밀집한 판교테크노밸리 등을 잇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올랜드·보스턴, 일본의 고베처럼 대단위 헬스케어·바이오 연구 집적단지로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LH 정자동 사옥과 부지를 매입한 뒤 이곳에 헬스케어기업연구소, 생명과학 대학·대학원 캠퍼스, 연구지원센터, 의료정책 연구센터, 기숙사 등을 지을 계획이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은 “헬스케어 창조 클러스터는 생명과학 관련 연구개발과 산업 육성, 임상연구, 환자 치료를 모두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이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헬스케어 복합단지를 조성, 의료 인프라에 관광·쇼핑 등을 접목시켜 국제 의료관광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