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렌스 윌리엄스 지음 / 강석기 옮김 / 엠아이디 / 460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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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플로렌스 윌리엄스는 《가슴이야기》에서 우리가 젖가슴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젖가슴은 건강 상태를 미리 알려주고 주변 환경 변화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저자는 세포학과 유전학, 내분비학 등을 공부해 젖가슴과 관련된 이야기에 도전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가슴에 끌린다. ‘같은 사람인데도 브래지어 컵을 키울 때마다 같이 춤추자고 신청하는 남자들의 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는 이런 통념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저자는 젖가슴이 단순한 성적 매력 발산만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젖가슴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수유다. 하지만 현대 생활에서 각종 화학물질의 사용이 늘면서 모유도 각종 독성물질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은 충격을 안겨준다.
젖가슴은 영장류 중에서도 인간에게만 있다. 설령 아무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아프기 시작하면 큰 문제가 된다. 한국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은 동아시아권 1위다. 그렇기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저자는 현대 여성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유방 성형 수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보형물이 없으면 친구 사이에서 외톨이가 된 것 같다”며 “이건 사회적 압력”이라고 말한 한 여성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젖가슴이 시대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지구를 관리하면서 범한 실수에 대한 대가를 고스란히 치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젖가슴이란 말에 그저 얼굴을 붉혔던 사람이라면, 젖가슴이 가진 육체적 사회적 환경적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