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역사극을 루마니아 연출가 펠릭스 알렉사가 무대화했다.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350주년을 맞아 국내에 올려진 공연 중 백미로 꼽을 만하다. 소품을 활용한 상징적 연출 기법들이 현대적으로 각색한 극에 모나지 않게 녹아들게 해 극적 효과를 창출하는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미장센(무대의 모든 시각적 요소를 배열하는 행위)이 독창적이며 강렬한데도 배우들의 연기를 더 돋보이게 한다. 국립극단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수현 오영수 윤상화 윤정섭 백익남 신사랑 등이 좋은 연기를 펼친다. 2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현대판 코미디 버전이다. 미국의 어느 한적한 별장을 배경으로 ‘갈매기’ ‘벚꽃동산’ ‘바냐아저씨’ ‘세 자매’ 등 체호프 대표작의 캐릭터를 닮은 주인공들이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연극의 홍보 문구처럼 ‘체호프를 몰라도 재미있고 체호프를 알면 더 재미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토니상에서 최고작품상을 받았다. 연극계 베테랑인 서이숙과 황정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두 여배우가 벌이는 불꽃 튀는 연기 맞대결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내년 1월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전시
현대미술로 풀어낸 신데렐라
‘신데렐라’는 1697년 프랑스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옛 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단편집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와 꽁트’에 처음 실렸다. 1950년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신데렐라 이야기에 등장하는 구두, 호박, 쥐, 시계 등 다양한 소재를 현대미술로 풀어낸 이색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양화가 김민형, 박용식, 변대용 씨 등이 참여한 ‘신데렐라’전이다. 김씨는 ‘또각또각 하이힐이 말이 돼?’라는 작품에서 투명한 케이스에 담긴 듯한 하이힐을 표현했고, 권씨는 미키마우스를 그린 작품을 내놓았다. 호박과 관련한 작품으로는 볼이 통통한 단발머리 아이의 모습을 조각에 담은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이 나와 있다. 내년 3월22일까지, 서울 여의도 63스카이아트 미술관. (02)789-5663
영화
상의원
조선시대 왕실의 옷을 짓던 상의원 최고 디자이너와 저잣거리에서 기생들의 옷을 짓던 천재 디자이너 간 대결을 그린 영화. 궁중 의상 및 전통복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기회. 한석규, 고수, 박신혜 주연. 이원석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