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주택 줄줄이 경매…고가 낙찰 속출
법원 경매시장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 주거시설이 연말·연초에 줄지어 경매 리스트에 오른다. 타워팰리스 아이파크 피엔폴루스 압구정현대 등 서울 시내 초고가 주거시설의 펜트하우스나 초대형 평형들이다.

◆희귀 주거시설 경매 줄이어

25일 경매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3년째 기준시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피스텔인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전용 182㎡가 내년 2월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된다. 감정가격은 24억3000만원이다. 대기업 회장, 기업 최고경영자(CEO), 연예인 등이 주로 소유하고 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F동 전용 244㎡는 오는 30일 경매된다. 단지 내에서 가장 큰 평형이다. 55층 중 51층에 자리 잡고 있어 전망이 뛰어나다. 감정가격은 40억원이다.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전용 269.41㎡)도 경매에 나왔다. 39층 중 36·37층 복층형이다. 감정가격은 80억원으로 역대 주택 공동주택 경매물건 중 최고 감정가격이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중 한강변에 붙어 있어 희소가치가 높은 13동 전용 196㎡도 내년 2월3일 경매된다. 감정가격은 26억원에 달한다. 서울 강북권 최고가 주상복합인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331㎡·감정가 50억원)도 사상 처음 경매에 나와 이달 15일 39억18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용산민족공원, 한강, 남산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용산 시티파크도 잇달아 경매시장에 나온다. 용산권에서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주상복합이다. 30일에는 101동 전용 182㎡(감정가 19억5000만원)가 경매되고, 다음달 6일에는 103동 178㎡(감정가 17억3000만원)가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전반적으로 경매 물건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희소가치가 있는 경매 물건은 늘어나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은 기업체 오너 소유의 물건이 많다”고 설명했다.

◆감정가격 이상 고가 낙찰 속출

희소 물건은 고가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 씨 소유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245.2㎡는 지난 16일 첫 경매에서 감정가의 110%인 34억1100만원에 낙찰됐다. 8명이 나섰고, 낙찰자와 2등의 격차가 800만원에 불과했다. 옛 현대아파트 단지 내에서 56가구밖에 없는 대형 평형이다.

지난 9일 입찰한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8㎡는 감정가(28억원)보다 1억5000만원 많은 29억50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05%에 달했다. 지난달 18일 낙찰된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40.33㎡는 감정가(20억원)의 104%인 20억8210만원에 주인을 찾았고, 같은 아파트 106.3㎡는 지난달 6일 감정가(16억2000만원)의 102%인 16억5555만원에 낙찰됐다. 한강변에 자리 잡은 대단지여서 재건축 이후 초고가 아파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단지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경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 슈퍼리치는 물건만 마음에 들면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낙찰받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