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지만 수출 확대 등에 만전을 기해 800만대 고지를 넘어서자”고 제시한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글로벌 판매 800만3000대 넘었다…현대車 "내년 목표는 820만대"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25일 “올해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800만3000여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1일까지는 아직 1주일 남았지만, 판매량은 구매자에게 실제 인도한 차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1일까지 인도 물량을 미리 계산해 올해 실적을 집계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내년 판매 목표로 820만대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연간 판매량 800만대는 지난해 756만대보다 44만대(5.8%) 늘어난 것이다. 연초 제시한 목표인 786만대보다는 14만대 많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8383만대에서 8710만대로 3.9% 커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로써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도요타·폭스바겐·GM·르노닛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800만대를 돌파하게 됐다. 올해 도요타·폭스바겐·GM 등 빅3는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는 현대차 투싼과 아반떼, 기아차 K5 등을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로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 전용 준중형차도 내놓을 계획이어서 판매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변수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상승세다. 현대차그룹은 엔·달러 가치가 120~130엔대로 내려가는 초엔저 시대가 2018년께까지 지속되면서 일본 업체들이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현대차 부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엔저 대응 능력을 키웠기 때문에 제대로 승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